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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콩밭에 Sep 03. 2023

(독서)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_최인아_해냄

독보적인 29년 광고쟁이 커리어 내공이 축적된 책.


저자의 동아일보 칼럼을 좋아한다. 글 호흡이나 리듬, 단어선택이 탁월하고 주제도 선명해서다. 대중에게 ‘먹히는’ 카피라이터로서의 글감각이 기자와는 또 다른 ‘사로잡는 글쓰기’를 하게 만들구나 느꼈었다. 의성어 의태어로 시작해 단문으로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칼럼의 힘.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의 신선함도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저자가 여러번 강조하는 건 ‘시간의 유한함’이다. 곶감 비유를 기억하고 싶다. 저자는 마흔 중반을 통과할 때 즈음 '나이 든다는 감각'이 굉장히 진해졌다면서, 산다는 건 곶감 꼬치에 꽂감을 빼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그렇게 남아 있는 날들에서 하루하루를 꺼내 쓰는 것이며 시간은 결코 교환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업’의 본질을 명료하게 가져가는 것. 일에서 확고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기억해두고 싶다. 일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을 명민하게 의식하고, 나에게 있어서 이 일의 개념과 철학이 무엇인지를 정립하고 꿰뚫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도. 최인아 대표는 기업의 물건을 팔아주는 광고의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지만, 끊임없이 그 의미를 되물었고 ‘생각하는 힘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는 것’이란 자신만의 정의를 세웠다고 했다.


그 과정을 통해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가치를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하는 거라면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해도 된다는 말도.


책을 읽으면서 한 모임에서 들었던 강의도 생각났다. 어떤 탐사 기획을 할 때 ‘본인의 캐릭터를 잘 살펴보라’는 말이다. 기획력이란 게 자신의 개인적인 개성. 본인만의 엣지. 내 본연의 특징을 돌아보고, 그렇게 해서 내 색깔이 반영되는 기획을 하다보면 독보적인 나만의 기획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최인아 대표의 말과도 연결되는 인사이트다.


‘내 캐릭터, 내 (살아온) 궤적를 바탕으로 기획의 유입부를 찾아봐’라는 말이었는데, 이 말을 두고두고 기억해두고 싶다. #시사인김동인기자 #김동인기자 님의 인사이트


***나는 지금 내 업(취재기자)의 본질을 어떻게 뾰족하게 정의내리고 있는가. 내 업에 대한 나만의 개념과 철학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책. 나는 책에다 내업을 <책이 된 사람들에게 다가가 나만의 책을 만드는 일> 정도로 메모해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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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희소한 자원은 시간이다. 시간은 결코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 시간은 대단히 희소하고 귀중한 자원이라 손쉽게 돈과 교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니까요. 산다는 것은 마치 곶감 꼬치에 곶감을 빼먹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남아 있는 날들에서 하루하루를 꺼내 쓰는...284~285쪽.


일하지 않는 시간이란 무료하기 짝이 없어 감당하기 쉽지 않다.


여러분이 일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찾는 겁니다. 찬찬히 적어보시죠. 41쪽.

일에서 확고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든든한 '백'을 가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의미를 찾는 사람은 파도가 덮쳐올 때 덜 흔들릴 수 있어요. 51쪽. 


SNS를 한다면 과연 혼자 있는 걸까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타인과의 연결을 끊고 온전히 자기 자신과 있는 시간이야말로 혼자 있는 시간인데, 끊임없이 온라인으로 연결을 꾀한다면 온전히 혼자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168쪽. 


아메리카의 소수민족이 된 듯 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는 응시하는 것입니다. 해법을 찾는 것은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많은 경우 문제가 선명해지면 해법도 한결 가까워져요. 그래서 고민이나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좋은 방법은 글로 쓰는 것입니다. 생각나는대로, 올라오는 대로 다 적는 겁니다. 


업의 개념 파악 여부에 사업의 성패가 있다. 사업의 역사와 개념과 철학, 즉 그 사업의 본질을 철저히 이해하면 성공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요. 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합니다. 그 업의 핵심을 꿰뚫는 관점을 갖고 있느냐입니다.  (최인아 대표는 '생각하는 힘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는 것을 자신이 맡은 일의 본질이라 정의했다). 일ㅇ르 대하는 시선, 일을 대하는 태도. 경험ㄴ과 인사이트도 축적되며 눈에 띄는 격차를 만들어낸다. 


장애물을 마주했다고 반드시 멈춰서야 하는 건 아니다. 벽에 부딪힌다고 돌아서거나 포기하지 마라. 어떻게 벽을 오를지, 뚫고 나갈지 돌아갈지를 생각해라.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팀 스포츠 경기의 선수로 뛰는 것과 비슷하다. 나와 뜻과 스타일, 취향뿐 아미라 세대도, 성별도, 출신도, 능력도 다 다른 이들과 만나 때로 갈등하고 반목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하죠. 


쉽게 대체될수 없는 나만의 가치를 내놓고 있는가. 


내가 하는 거라면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해도 된다는 것. 그래야 승산이 높고 세상에 통한다는 것. 


인의 시선을 나를 봅니다. 타인은 나에게 관대하지 않죠. 나도 나를 그렇게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우리는 다 개별자입니다. 338쪽.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언어의 높이뛰기, 신지영. 순장, 주부, 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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