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살이 그렇게나 빠졌다고?

양배추당근라페

by 와우wow

"엄마 나 살이 빠졌어요."

"얼마나?"

"4 킬로그램이요"


우리 딸은 무용과 뮤지컬을 준비해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

수시는 탈락되어 정시를 준비하는데 수시의 탈락을 다이어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금만 더 빼지"

이런 말을 학원에서 듣고 온 날은 본인의 탓 같은지 한참 우울해했다.


"엄마가 계란 삶아놨어"

"계란도 질려요"


나는 게란을 기가 막히게 잘 삶는다.


계란 삶는 법

7분 삶고 가스불을 끄고 3분은 뚜껑 덮어 뜸을 들인다.

그런 다음 찬 물에 씻어 뜨거운 기를 다 없앤다.

팁으로는 찬물에 씻을 때 계란 한쪽을 깨뜨려 계란 속 막을 깨 준다.

그러면 이렇게 반숙 계란이 된다.


딸아이 다이어트 하느라 계란을 얼마나 삶고 또 삶아야 했는지..


"다이어트? 계란? 닭가슴살 삶아주지"

오랜만에 통화한 친척언니가 속도 모르면서 이런 말을 한다. 내가 꼭 다이어트에 도움도 못 주고 있는 엄마인냥.

사실 마트에 가면 이렇게 잘 나온 다이어트 음식이 많다.

닭가슴살은 아이가 싫어한다.

그래서 마트에서 사다가 종류별로 바꿔가며 준비해 둔다.


소고기 아롱사태고 삶아 준비해 보고,

리코타치즈 만들기도 해서 준비해 봤다.

야채도 종류별로 삶고 데치고 준비했다.

준비해서 좋다는 건 다 해봤지만, 아이는 밖에서 친구랑 맛있는 걸 먹고 와버렸다.


정시를 시작하고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엄마, 학원비 또 내게 해서 미안해요. 정시에 꼭 붙을게요"

"학원비 걱정 말고 연습이나 잘해"


미안해하는 아이에게 해줄 말은 그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양배추와 당근을 마트에서 사 왔다.

당근을 싫어하지만 좀 먹어줘야 할 것 같은 날이었달까?

양배추는 살짝 데쳐서 제육에 싸 먹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사 오고 보니 양배추와 당근의 조합으로 된 무언가를 떠올렸다.


양배추당근라페

양배추 150그램
당근 150그램

절일 때 필요한 재료
식초 3스푼
설탕 0.5스푼
소금 0.3스푼

양념
홀그레인머스터드 1스푼
올리고당 1스푼
통후추 톡톡
올리브유 3스푼

양배추는 채 썰어 준비합니다.

당근도 얇게 썰어 준비합니다.

소금

설탕

식초를 넣고 30분 절여줍니다.

물기를 꾹 짜서 버려주고,

홀그레인머스터드, 올리고당, 올리브유, 후추를 넣어줍니다.

양배추당근라페가 완성


이렇게 쉽게 만들어지니 기분이 좋았다.

아삭한 식감에 맛이 꽤 괜찮았다.


딸에게 계란과 양배추당근라페를 주며 힘내자고 응원했다.

한참 먹던 딸아이가 묻는다.

"엄마, 나 이거 매일 먹을 수 있어요?"

"혹시 양배추당근라페?"

"네, 그거요"

"응 많이 만들었어. 걱정 마"


그리고 일주일 뒤.

"엄마, 나 살이 빠졌어요"

"얼마나?"

"4킬로그램이요"


우리 딸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키 168센티미터에 앞자리가 4가 됐다.

양배추당근라페 덕이라고 했다.

매 끼니마다 계란과 먹는데 맛있어서 기분 좋게 먹었을 뿐인데 살이 빠졌다고 한다.


아이가 내 앞에서 뮤지컬 연습을 하는데 가벼운 몸을 날리며 팡팡 움직이는 모습이 날렵하다.


다이어트 어렵다더니 쉽게 빠지네.


그렇게 다이어트에 우울해하던 딸아이가 신이 나서 팡팡 뛰어다닌다.


"딸 엄마 외로워"

"뭐가요?"

"같이 다이어트 헤서 뺐어야지 왜 혼자 내려갔어"

"엄마도 양배추당근라페 먹어봐요"


이쯤 되면 양배추당근라페 홍보대사가 틀림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수시 탈락, 정시 준비하는 딸아이를 키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