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이메이 Apr 19. 2022

그의 성공.

1호가 두 발 자전거를 타다.

나는 4학년 때 두 발 자전거를 배웠다.  운동을 못하는 나 였지만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맞는 일은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대학교 때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교회 언니와 함께 경주에 갔다. 가서 언니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온종일 가르쳐 주려 했지만 언니는 결국 그 날 자전거를 타지 못하였다. 어릴 때 배우면 빠른데 어른이 되어 하면 늦구나 했다.


1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1호 또래 친구들이 이미 동네에서 종횡무진 타고 다녔기에 또래가 그맘 때 하는 일을 1호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즐기기를 바랬다. 2월 말에 한 번 시작했지만 1호는 어려워했고 그 후에 스스로 먼저 연습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저번 주일에 날씨가 너무 좋아 구민 운동장에 가서 네 발 자전거를 타자고 제안했다. 1호는 썩 내켜하지 않았지만 나의 성화에 못 이겨 갔다.

네 발 자전거가 다 대여되고 없어서 얼럴뚱땅 두 발을 빌렸다.


그리고 남편과 1호가 연습했다. 금방 균형 잡는 것에 성공했다. 어찌 가르친 것인지, 나는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1호와 남편이 대견했다.

아직도 커브나 처음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 발로 땅을 저어 가는 것을 성공했으니 나는 그것을 터득한 1호를 보는게 무척 기뻤다.

두 발 자전거를 두 번째 탄 날 1호가 말했다. 
" 이제 두 발도 재미있네."

나는 속으로 이거면 되었다고 생각했다.



칭찬 쿠폰을 받고 있다. 10개 받으면 게임을 하는데 나는 1호의 두 발 자전거 연습을 독려하기 위해 30분에 쿠폰 한 개를 걸었다. 1호와 2호는 쿠폰 8개를 모아놓은 상황. 1호가 먼저 두 발 자전거를 연습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두 발 자전거 연습 3번째 날이다.


구민 운동장 자전거와는 달리 집의 자전거는 바퀴가 더 크고 무거워서 1호가 타기가 더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나는 2호도 데리고 나왔으므로 1호를 잘 잡아주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아직도 두 번째 페달발을 한 번에 잘 밟지 못한다. 1호의 얼굴은 이글어지고...


나는 집에 돌아갈까를 물어보았지만 집념의 1호, 쿠폰을 위해, 게임을 위해 1시간을 채워 연습하려고 한다. 그리고 어두운 얼굴로 연습했지만 확실히 연습하지 나아졌다.  꽤 오랜 시간 혼자 두 발 자전거 타기 성공!


1호야, 엄마가 아빠처럼 다정하게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네가 스스로 배우고 터득해 가는 모습이 나는 네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렇게 해줘서 고마워.


얼른 네게 자전거 타기 능력을 제대로 장착하고 함께 강변도로를 쌩쌩 달리고 싶구나.

사랑해. 한 뼘 큰 우리 큰 아들.^^

매거진의 이전글 1호의 놀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