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가 된 계기
그냥 내가 좋아서 쓴 거다.
근데 안 되니까 미치겠는 거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다른 작가들이 어떤 루트로 작가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꿈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됐다.
어떤 날에는 '기자'였고, 또 어떤 날에는 '평론가'였으며, 또 어떤 날에는 '방송국 작가'였다.
어쨌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교 입시 원서 쓸 때쯤 부모님께 말했다.
(고3시절에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저 신문방송학과 갈래요."
그러니 돌아온 말은, "안 된다"였다.
왜냐고 물어보니 그거 힘들어서 안 된단다.
이런 X발.
그래서 신문방송과는 하등 관계없는, 취업 잘 된다는 학과에 진학했다.
그런 다음 신문 방송(=글 쓰는 일)과는 관계없는 스펙을 쌓다가 틈이 나면 글을 썼다.
어쩔 땐 독서 서평단을 하고, 또 어쩔 때는 기자단에서 활동도 했다.
하고 싶은 데 못하면 어떻게 되냐면.
늘 그 근처를 기웃거리는 사람이 된다.
저쪽으로 가고 싶은데.
도대체 못 가봐서 안달 난, 똥 마려운 개처럼 굴게 되는 거다.
어떤 시절에는 등단 준비도 했다.
합평도 하고, 등단 과외도 받아봤다.
그러다가 벼락 맞은 것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매번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는 이걸 완성해 보면 어떨까?
이미 나한테는 몇 번 끄적이다가 그만둔 소설 도입부 몇 개가 있었다.
이걸로 20화만 쌓은 다음, 무료연재 사이트에서 연재해 보자.
그래서 어떻게 되든 완결을 지어보자.
내 인생에 이게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침표를 찍어보자.
라고 마음을 먹게 됐다.
결국에는 돌고 돌아 무료연재 사이트에 1화를 올렸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나 혼자 들락거리며 조회수 오르는 걸 구경했다.
누가 선작이나 추천을 누르면 하루 종일 기분 좋다가도,
누가 조금이라도 안 좋은 댓글을 달면 기분이 가라앉았다.
누가 내게 '작가 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냐?"라고 묻는다면 "아니요"라고 답할 수 있다.
진짜 아무도 내게 칼 들고 협박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좋아서 한 거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