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다 알고 내가 제일 잘할 것 같았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할 때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성과도 인정받고, 이것 저것 하다 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내가 없으면 우리 팀은 결코 지금처럼 성과를 내지 못할 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시기가 있었다.
팀장님과 대표님은 무능해 보였고, 그들의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과는 퇴사를 하였다.
돌연 퇴사를 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받은 회사에 입사를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의 역할은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옵션이었다. 웹 구축하면서 마케팅은 그냥 서비스 측면으로 팔려고 했던 대표와의 갈등, 결국 1개월 안에 다시 퇴사를 하였다.
퇴사 후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모임에 참석하고, 자기 발전을 위한 시간에 매진하였다. 그러다가 맡게 된 프리랜서로서 첫 캠페인 진행하면서 매우 힘들었다. 나는 모두 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지만 생각처럼 해결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고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서 팀과 회사가 나에게 제공했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프리랜서로 한계를 느끼던 중 다시 입사 제안을 받아 계약직 팀장으로 입사를 하였다. 하지만 불안한 여건 속에서 하루하루 근무를 하다가 또다시 3개월 만에 퇴사를 하였다. 이때 퇴사가 나에게 어쩌면 큰 전환점이 되었다.
대표님께 회사의 개편과 사업 관련된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해서 다시 퇴사를 하였는데, 그때 대표님께 제안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것 같다.
대표님과 목표와 방향이 다름을 인지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퇴사 후 약 2주일 후에 친한 지인으로 연락이 왔다. 몇 개 브랜드의 문제점을 제안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뭐 돈을 받는 건 아니었는데, 글로벌 브랜드 들의 온라인 마케팅 특히 콘텐츠와 SEO 관점에서 문제점을 하나씩 발견하다 보니 이전에 에이전시에서 운영대행과 캠페인 기획과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지인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1인 기업이 되었다.
계획했던 창업이 아니라 갑자기 며칠 만에 법인은 설립되고 사업자 등록증에는 내 이름이 대표자 이름으로 프린트되어서 나와 있었다.
지인이 요청한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와 계약이 되었고, 해당 업무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렇게 6개월짜리 계약으로 1인 기업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폐업한 회사지만 '마케팅 키친' 은 그렇게 나 혼자의 힘이 아닌 주변의 도움과 공생 관계에서 시작이 되었다.
그렇게 1인 기업은 시작되고, 일은 바빴고, 성과는 나지 않고, 채용도 어렵고 매일매일 시간은 빨리 가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해는 뜨고, 지고 반복되었다.
이렇게 창업 첫 달에 나는 세 번의 퇴사를 하고 창업할 때까지 착각에 빠져 있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제일 잘났다.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 그 작은 연못에서 바다인 줄 착각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