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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Jun 09. 2022

율(燏), 편지#1

운명의 환생

 燏은 '빛날 율'이라는 한자로, '빛나다'를 뜻한다.


봄의 언저리를 돌고 돌아 당신을 만나게 되었어요. 어릴 때부터 들어온 숱한 사랑 노랫말이나 글귀 중에 "널 만나려고 이렇게 힘든 시련들을 지나, 오랫동안 돌고 돌아왔나 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왜 그토록이나 많이도 쓰이고 공감을 얻어 왔는지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 두려워 절대 운명을 믿지 않았지만, 반대로 자석과 같은 보이지도 않고 설명하기도 힘든 그 힘이,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인 세상에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그 힘이 나를 도와주러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답니다.

  사랑을, 넓게 빛나는 사랑을 믿게 되었어요.



그저 껍데기일 뿐이었던 낡은, 새롭지 못한 말들을 외쳐요. 

잠깐, 외치기 전에 손으로 그 말들을 잠시 잡고 있어요. 

.

.

.

됐다. 이제 됐어요. 

진심을 담아 외쳐요.

함께라면 

뭐든 해주고

어디든 가주겠다고.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여정에 

착각일지라도 의미를 모두 지니게 된 세계를 얻었다고.


"넌 틀렸어"라는 말없는 눈빛을 보내는 

가깝고도 야속한 찌릿함에

이윽고 만개하여 다가오는 외로움을

잿빛 커튼을 다루듯 한 번에 걷어낼

너와 나의,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마주침.


그 떨림 가득한 페이지를

아련히 장식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소곤한 입모양일지라도 창대한 마음으로 닿기를. 



나와 너 사이를 건너

넓게 빛날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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