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으로 벽을 뚫어야 할 때가 오면 다른 것들에 잘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당장 눈앞의 균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에.
그리고 딱딱해진다.
딱딱한 뇌는 더운 여름날에도,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녹아내리지 않기에 꽤나 쓸만한 기능을 한다.
그렇다 해도 말랑한 내가 좋다.
말랑하든 딱딱하든 피로에 쩐 뇌를 쉬게 하는 방법은
내게 있어 검증된 건 잠밖에 없다.
나는 잠을 잔다.
깊이있는 꿈을 마시며 나는 재생한다.
그것만이 나만의 부활의 길이다.
오늘도 난 미래의 뇌의 밀도를 끌어다가 오늘의 나에게 바친다.
그러니 내가 요즘 좀 딱딱해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여드레를 두바퀴 돌아 돌아 부활하면 나는
만지고 싶은 말랑한 내가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