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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Apr 05. 2021

설익은 나에 대한 무지갯빛 회상

밤하늘에누워

제법 발칙했던


유년 시절의 검붉은 도도함


주황 크레파스를 거꾸로 집어 들고는

주머니 옆 바지께에 묻히고 다니던 한 아이는



놀이터에서 

흙투성이가 된 노랑 멜빵바지에


어머니께 혼이 나도


굴하지 않고 


땅강아지를 기어이 찾아내던


고집스러운 자아.


초록불의 건널목에도 꼭 손을 들어야 적성이 풀리었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리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던 듯,


운동장 언저리를 숨이 차게 뛰어다녔지.




어느덧 상상 속의 그 모습은


검푸른 밤하늘에 버무려졌지만,







보라,

만유인력이 만들어 낸

영사기가 필요 없는


향그로운 과일과 같은

이토록 찬란한 파노라마.



나직이 우는 법을 깨닫게 된
 
파스텔의 세상을 향해 몸을 기울인

너는 결국,



단숨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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