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나에게 다양한 형용사를 띄워 줬다.
하얀 바탕에 희미한 글씨체.
나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윽고 다른 언어들이 자취를 감추고
하나만 나의 마음을 가지런히 간지럽혔다.
그건 '담백함'이었다.
나는 그동안 보아왔었지,
뜨겁게 불에타고 남은 재,
회복될 수 없는 마음의 에너지들.
그것들은 모두
힘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쏟았던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열망 때문이라는 것을.
그 사람은 무리하지 않아.
나른한 꾸준함으로 나에게 온새미로 정성을 다 해 줄 것만 같아.
나에게 편안함을 안겨 주는
초롱한 기운 섞인 기분.
어쩌면,
앞으로 나는 담백한 음식을 찾게 될 것만 같다.
기대하는 내일의 그 마음을,
기대하고 싶은 오늘 안의 이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