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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짐

no.3

by 이현

바스락

구겨지지만


종이는


필 수 있기에


그 위에 글씨가 써진다


그래도 끝까지

완벽하게

복구시킬 수 없는게


마치 나를 닮아


더 꾹꾹 눌러 펴보지만


끝까지 위에 남은 자국


여운이 남아

자꾸만


자꾸

자꾸


종이를 구겨버렸지만

이만 다시 피고


구겼다

피고


구겼다

피고


어느새 다시 피고 보니

글씨는 뭉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래서 나는


언제나와 같이


뜬금없이


다시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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