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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
시간이 지나면
흐려진다고 믿었지만
흐려지는 것은
나의 기억뿐이었다
내 눈물이
네 눈빛을 닮아간다는 것을
알아차렸을때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흐릿한 그림자에서 멈춘다
그 상처는
시간 속에서 말라붙고
남은 흉터만이
나를 기억한다
시간은 나를 지워버리려
한다
나는 그 속에서
길을 잃었고
돌아오지 않을 질문을
외치고 있다
내 눈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나를 찾으려는
눈빛 속 남은 잔해들만이
쌓여간다
오래된 시야의 그림자마냥
그 속에서 흐르는 눈물은
오래된 기억이 흐르는 강처럼
너무나도
차갑고 쓸쓸하다
날카로운 칼날에 감정들은
쉽게 베여나간다
어둠만이 나를 감싸고
눈빛은 나를 비추지 못한다
그 눈빛 속에서 나는
나를 조금씩 잃어가며
그 속에 존재했던 나는
이미 먼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