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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한

no.7

by 이현

딱딱한 거절을 내리지 못해

빽빽한 그물 속 풀려있던

매듭 사이로 풀썩

떨궈졌다


물론 아무렇지 않지

않았지만

너 앞에서는

아직 멀쩡한 척


은근히 상처를 가리며

굴었다


너도 이러고 있을까

상처 비슷한 것을 샅샅이

찾아보지만


너는 정말로

괜찮아보인다


나는 두번의 부정을 거쳐

지금 이 상태가 되어


색이 바래가는 돌멩이가 되었지만


너는 몇 번의 부정을 거쳤는지는 몰라도

아직도 하얀 조각돌 그 자체였다


다가가고 싶어도

너를 닮은 조각돌 사이에


나는 혼자

짙은 회색이었기에


나를 닮은 돌멩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너와 같이 있었지만

되려,

버려진 건 너였지만


버린 내가 왜

아플까


어쩌면 네가 숨기고 있을

그 상처 안으로


지금은 시린 손을 넣어


따스해지기를


네 옆에 서 있지만

거리는 훨 먼 것처럼


가만히 서

상처를 은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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