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모르겠네
별 것도 아닌 일에 세상을 잃은 듯 울고, 사소한 것에 숨이 넘어갈 듯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다.
하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봉숭아 학당을 보며 자지러지게 웃는 나를 보고 엄마는 웃곤 했다.
"그게 그렇게 재밌냐?"
그땐 '이렇게 재밌는데 엄마는 왜 안 웃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의 엄마나이가 된 나는 웬만한 일에는 울지도 웃지도 않게 되었다. 어른이 된 것이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울지도 웃지도 않는 게 아니라 자꾸 울고 자꾸 웃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별 거 아닌 일에 울컥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분명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만화의 내용인데, 다 같이 한 방향을 향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거나(배경음악 때문이라고 우겨본다),
괜찮아? 잘 지내? 같이 가벼운 위로와 인사의 말에도 마음이 찡해지는 것이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가도 또 어느 순간에는 별 것도 아닌 일에 피식 웃음이 나고, 온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쌍둥이 형제가 누가 형인지 가려달라며 산신령을 불러 물었다는 옛날이야기를 듣더니
"아니, 그렇다고 이게 산신령까지 부를 일인가? 자기들끼리 정하면 되지."
라며 일의 효율성과 산신령의 스케줄을 걱정하는 둘째의 말에,
쌔근거리며 자다 말고 갑자기 일어나 덩그러니 앉더니 다시 픽 쓰러지며 "엄마" 하는 막내의 목소리에,
마감을 앞두고 정신없이 일하는 나의 방문을 슬쩍 닫아주며 동생들을 책임지려던 첫째가 결국 "살려줘"하며 보낸 카톡메시지에.
맥없이 웃음이 터지고, 아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며 혼자 감격스러워하는 것이다.
그렇다.
좀 전까지 방 어질러놓았다고,
먹은 그릇을 치우지 않았다고,
엄마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불같이 화낸 사람. 그것도 바로 나다.
나는 아이일까, 어른일까.
나는 엄마일까, 여자일까.
좀 헷갈린다.
나는 헷갈리는 사람?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