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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Aug 13. 2019

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 - 5.

진행자가 유념해야 할 점, 모임에서 만들어질 자료들.

사진: Photo by Sanjeevan SatheesKumar on Unsplash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는 7~8년 동안 여러 독서 모임을 만들고 운영해본 토대로 작성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며, 절대적인 원칙이 아닙니다. 좋은 독서 모임을 위하여 고민하고 작성한 것이지만, 모임을 만드실 분은 그저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글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임이나 오로지 개인 소유물로 여기는 모임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 모임의 일반적인 형태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모임의 진행자가 유념해야 할 점.     


  일단 모임이 시작되면 가볍게 서로 자기소개를 할 것이다. 진행자가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사람들의 이름이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게 에티켓이기도 하거니와 난상토론 안에서 골고루 발언권을 주기 위함이다. 앞부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모임을 하다 보면 주로 발언을 하는 사람이 발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골고루 발언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설령 특정 몇몇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의 발언에 제한을 받는 일이 있거든, 차라리 지명하여 물어보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에는 종이에 테이블을 그리고 각각의 이름을 적어두었다.

  일반적인 독서 모임에서는 모임의 발제자가 진행도 하지만, 동시에 발언도 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해당 모임을 운영하는 발제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많더라도 우선은 발제에 따른 타인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발제자는 발제를 만들고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까지 다른 참여자보다 충분한 시간을 거쳤을 가능성 크다. 그 탓에 하고 싶은 말도 많을 수 있는데, 진행자가 말이 많아지면 다른 사람이 말할 기회를 잃거나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있음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모임의 시작은 만약 녹음한다면, 될 수 있으면 녹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인사부터 시작하여 마치 라디오처럼 인사부터 하고 모임을 진행하면 참여자들도 좀 더 전문적이라고 느끼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게 된다. 혹시 발언에 있어서 때로는 정치적 색깔이나 혹은 특정인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만 잠시 녹음을 끄고 진행하거나 편집을 해줄 수 있음을 명시해줘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녹음기를 켜놓고 "제 xx 번째 독서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발언으로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을 진행하면서 각 발제에 따른 시간을 안배하여 준비한 발제를 모두 끝낼지, 아니면 하나의 발제가 끝나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충분한 대화가 오고 가도록 할지는 전적으로 운영자의 재량이다. 필자는 넉넉한 발제를 준비해오되 하나의 논의가 길어지면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계속 그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뒷부분의 발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거나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아쉬워할 수 있으니 사전에 구성원 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전체 발제 중 일부만을 선정해서 할지 혹은 모든 발제를 다룰지를 정해야 할 것이다.     


  성공적으로 모임을 마치면, 이에 대하여 정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는 독서 모임이 더욱 전문적인 느낌이 들게 하거니와 단순히 생각을 나눈다는 의미를 넘어 생각을 좀 더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개인으로서는 기록을 통해 배움을 정리하는 효과를 얻고 단체로서는 모임의 질을 점점 높이거나 이후에도 참고할 수 있는 벤치마킹 자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지자체나 도서관 등에 제출할 수 있는 자료임과 동시에 지원을 받을 근거가 되기도 한다.


모임의 자료


  모임의 자료는 크게 회원들이 만드는 자료와 모임 자체의 자료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단일화된 사이트나 웹 공간이 필요하다. 필자는 초기에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자료를 모두 공유했고 그 이후에는 구글 드라이브와 홈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통합 관리했다. 관리 및 공유 방법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모임을 통해 어떤 자료들을 만들 수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1. 발제 자료.     

  발제 자료를 잘 만들어두면 다음번에 모임을 할 때 다시 활용하거나 참고할 수 있다. 발제 자료는 그 자체만으로도 모임의 역사와 킬러 콘텐츠가 된다. 잘 만들어놓은 발제 자료는 언제든지 다음 독서 모임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 그 까닭은 다음 모임에서 진행하는 책이 이전 모임의 책과 그 색깔이나 분야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어떤 연관되는 점을 발견하면 기존 발제와 발췌 자료를 가져와서 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제를 만들면, 기존에 진행한 책에 대해 계속 상기를 할 수 있어 좋다.

  참고로 필자는 초기 독서 모임의 경우 약 1년간은 전적으로 발제를 담당했었다. 그 까닭은 모임이 어느 수준에 안착할 때까지 수고한 것도 있지만, 발제 만들기를 통해 좀 더 세심한 책 읽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계속 발제를 만들면서 기존에 읽었던 책들을 조합하거나 발췌문을 가져와 지금 책과 엮어 발제하는 식의 방법을 통해,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근래에 청소년 총기 폭력의 비극이 증가하면서 따돌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커졌다. 하지만 따돌림에 대한 대중적인 논의는 대체로 소년들과 그들의 공격에 집중되어 있다. 따돌림을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서 신체적이고 직접적인 폭력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소녀들의 공격은 대개는 은밀하고 간접적이며 비 신체적이어서 탐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공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도 않고 그저 “소녀들의 짓거리(What girls do)”가 된다. <소녀들의 심리학, 레이첼 시먼스 저, 10p.>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나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소녀, 모두가 같이 있고 싶어하는 사람...... 조용히 침착하게 말하고, 늘 친절하고 상냥하며, 남을 괴롭히거나 으스대는 일이 없다. ...... 이런 인물상은 젊은 여성들에게 진짜 자기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침묵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진짜 감정이란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 무례하며” 혹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착한 소녀”는 분노하면 안 된다. 공격은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소녀의 능력인 보살핌과 “착함”을 위태롭게 한다. 공격은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소녀들의 모습을 훼손한다. 따라서 소녀들의 분노를 분노라고 부른다면 “착한 소녀”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가정에 도전하는 것이다. “착한 ‘이 무슨 의미인지 정의해보면 문화가 소녀들에게 무엇을 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착하다는 것은 공격하지 않는 것, 화내지 않는 것, 갈등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소녀들의 심리학, 레이첼 시먼스 저, 25p.>

남자와 여자가 학습하는 원칙은 다를 바 없지만, 여자와 남자의 범죄행동에서 다른 학습 결과를 나타낸다. 이런 주장은 범죄행동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소년들은 도둑, 절도, 상해를 저지르지만, 소녀들은 가출(running away), 타락(incorrigibility), 성비행을 저지른다. 물론 소년들도 소녀들이 행하는 비행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녀들에 비해서 발생 빈도가 아주 낮다(Gold. 1970).
소년들에 비해 소녀들의 비행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소녀들에게 일이 발생됐을 때, 부모들은 경찰에 보고하는 사례가 많이 때문이다.(Conger, 1977). 자식에게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부모들은 소녀들에 비해서 소년들을 덜 심각하게 생각한다. 많은 가정에서 딸에게는 “9시가 통행금지라는 것을 알아라”며 단속을 하지만, 아들에게는 그런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 그리고 가출한 아들보다는 딸에게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의 일이다.
대부분의 소년들은 공격성과 반사회적 행동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만, 여자들은 이러한 사고와 행동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즉 소녀 비행자들의 가장 높은 불평은 부모나 다른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antagonism)과 보복(rebelliousness)이다. 반감은 종종 다루기 어려운 소녀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소녀를 만든다. 이러한 소녀들은 흔히 가출을 하거나 혹은 성적 비행을 나타낸다. 그런 행동은 남자들의 방화, 파괴적 행동, 상해 등과 같은 행동에 비하면 간접적인 표현이다.
소년들과 소녀들의 이러한 범죄행동 차이는 여러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지만, 특히 공격적 행동에 있어서 소년들은 사회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물론 공격적 행동이라 해서 실제 장면의 공격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수용적인 공격적 행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남성성의 운동인 태권도, 유도, 합기도, 레슬링은 사회에서 이상적인 남성 운동으로 인정받는다. 요즈음 컴퓨터 게임도 늘 쏘고 죽이고,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게임에서 정의를 위하여 악당과 맞서서 대결하는 주인공의 활동이 역시 폭력적이라면, 소년들은 주인공의 폭력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행동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남자들은 점점 더 폭력을 정당화하고 내재화해간다.
한편 여자가 여자 같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 보상을 받는다. 현재 우리도 양성성의 사회로 향하고 있다 해도, 여전히 태권도, 유도, 축구 같은 운동을 하는 여자는 별난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다분하다. 또한 사회에서 남자에게는 엄격한 행동 관습을 요구하지 않지만, 여자에게는 상당히 엄격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성적인 문제에서 부모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서 일찍 귀가하라, 얌전하게 굴어라 등의 요구를 하는 것이 일반적 사회 현상이다. 여아들은 아주 화나는 상황에서 공격적 행동을 표현하기보다는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보고하든가 혹은 그러한 상황을 피하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이러한 교육의 차이가 소년과 소녀들의 비행 행동에 차이를 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공격적 행동에 더 죄의식을 느낀다. 왜냐하면, 공격적 행동에 대해서 부모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이 남아보다는 여아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여아의 공격적 행동에 대해서 부정적 반응을 예민하게 나타내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기능이 비슷해져 가는 와중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서 남자들의 독차지처럼 생각되었던 삼군 사관학교와 경찰에도 여자들의 진출이 시작된 지 이미 오래다. 물론 외국 경우는 우리보다 훨씬 전의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할 때, 여성 범죄자의 출현은 당연시된다. 그러나 신체조건의 근본적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특이한 차이를 만든다. 앞에서 설명한 살인에서 피해자인 선택, 소녀 비행, 상점 물건 훔치기 등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은 남녀의 평등을 불러오게 되었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은 모든 면에서 차이를 좁혀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범죄행동도 같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여성범죄 역시 불가피하게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신체, 생리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제외한 남성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기능 측면은 동일하게 보아야 하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은 이제 옛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범죄 심리학 273, 홍성열, 학지사)

투명 인간. 내가 교문을 통과할 때도, 교실에 앉아 있어도 선생님들은 나를 보지 못했습니다. 급식을 먹을 때, 화장실을 갈 때, 체육시간에 조를 짤 때도, 아이들은 나를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그만 떠나야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인 내가 떠난다고 하니 조금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냥 내가 나에게 하는 말쯤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중략>
나는 더 이상 착한 아이가 아닙니다. 때문에 모두 용서하고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이제 나쁜 아이가 되어서 갑니다. 용서를 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지금보다 편하고 싶어 떠나는 게 아닙니다. 내 몸이 더 이상 이곳을 원하지 않아서 떠납니다. 분명히 말하고 가겠습니다. 용서하지 않고 떠난다고…….
하지만,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른 세상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이름을 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래도 나와 오랫동안 만나면서 함께 웃기도 한 사람들이니까요. 미운 마음만은 버리고 가고 싶습니다. 이기적이지만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털실 뭉치를 남겼습니다. 사과는 하고 가겠습니다. 온전하게 용서하지 못하고 가서, 미안합니다.
이제, 가야겠습니다.
내 몸이 너무 무거워서, 그만 가야겠습니다.....<우아한 거짓말 101p, 김려령, 창비>     


1. 이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특히 소녀들에게 착함을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착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은지 각자 이야기 나눠 봅시다.    

《『소녀들의 심리학』 발제문, 레이첼 시먼스 저 |※ 이러한 발췌 방식은 시간은 많이 걸리나 개인의 지적 성장에도 도움을 주고 다양한 생각을 뻗어 나게 하도록 도움을 주므로 즉흥적인 토론을 하기에도 유용하다.》

     


2. 모임 후기 자료.     

  모임의 후기는 모임에 따라 만들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가능하다면 만들기를 추천한다. 모임장이나 운영진은 자신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모임이 잘 되고 있는지를 이따금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럴 때 후기는 모임을 계속 이끌어 갈 수 있는 피로 회복제가 된다. 이와 더불어 계속 기록으로 쌓이는 후기는 회원들에게도 추억이 되거니와 추후 모임에 지원을 받기 위한 서류 작성에도 유용할 수 있다.

  필자는 모임의 후기를 홈페이지 게시판을 활용하여 개인의 의견을 남기도록 하는 방식과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서 제공하는 서베이 기능을 활용하기도 했다.

《네이버 폼을 활용한 묵독 모임 만족도 및 후기 조사》
《홈페이지 후기 게시판을 활용한 낭독 모임 후기 기록》



3. 독서 후기 및 요약 자료.     

  독서 후기는 서평이나 독후감 같은 것이며 요약 자료는 말 그대로 참여자가 도서 요약을 해보는 활동이다. 발제와 모임 후기 자료가 모임의 성장을 위한 자료라면 독서 후기 및 요약 자료는 전적으로 독서를 통한 개인의 지적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모든 참여자를 독려하여 작성토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개인의 의지나 노력이 대단히 필요한 부분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불필요하다고 여길 수도 있으며, 강요가 심할 경우 모임을 이탈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활용한 독서 후기 작성》



4. 토론 녹음(녹화) 자료.     

  녹음(녹화) 자료는 모임을 진행할 때 녹음한 자료로 참여한 회원들에게는 토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모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와 더불어 녹음 자료가 있으면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을 활용하여 향후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도 책과 발제에 대해 들어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편집자는 녹음의 질이나 참여자의 명예를 훼손할 부분이 있는지, 업로드 전에 다른 회원의 수정 요청이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수정해야 한다.     

※ 《팟캐스트를 활용한 「서양 미술사 모임 녹음 송출」》https://bit.ly/2OVRJjo


5. 사진, 영상 자료(시청각 자료 포함).     

  모임을 할 때 토론에 빠지게 되면 잊고 사진 등을 찍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될 수 있으면 모임에 따른 여러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모임의 분위기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거나 앞으로 재정적-공간적 지원 신청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상 자료는 모임을 찍은 영상 자료나 혹은 모임에 활용했던 시청각 자료가 있을 수 있는데, 시청각 자료는 발제 자료와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놓으면 계속 활용하거나 관련 책으로 모임을 다시 진행할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프레지로 만든 「서양 미술사 서문」예시》https://bit.ly/2TtkHFY




  여기까지 하면 모임의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흐름이 끝난다. 모임이 끝날 때는 꼭 다음 모임에 일정과 선정 도서에 관하여 언급을 하는 게 좋다. 충실하게 모임을 기획하고 안내를 하더라도, 모임의 참여하기 전에는 모임에 관해 궁금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메일이나 연락을 해서 궁금한 질문들을 던질 수 있는데, 운영자가 일일이 그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필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자주 할 수 있는 질문을 뽑아, FAQ 식으로 특정 게시판에 올려두거나 안내했다.     


《독서 모임 FAQ 예시안.》


 1. 모임은 가입해야 하는 건가요?
다른 스터디 그룹이나 독서모임처럼 별도의 가입 양식이나 가입비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현재는 xx도서관측에서 자리를 빌려주셔서 그곳에서 하고 있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커피숍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소정의 커피값을 부담하실 수 있습니다. 향후에 모임의 규모가 커지거나 정기적으로 참석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면 동아리나 대외활동 모임으로 만들고 싶은 의향은 있습니다.

 2. 장소와 시간은?
선정 도서를 토대로 격주 토요일 3시(혹은 경우에 따라 4시) 진행되며 보통 진행 시간은 2시간 30분~3시간 사이입니다. 장소는 주로 xx도서관입니다.(경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3. 참여 연령대와 참가 인원은 대략 몇 명?
xx들이 주를 이룹니다. 나이 대는 다양합니다만 가입자 중에는 보통은 20대 중반이 가장 많습니다. 참여 인원은 5~6명가량이 평균이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최대 수용인원을 저(진행자)를 포함한 7명으로 제한할까 합니다. 아직까지는 오시는 분의 숫자가 7명 미만이었기 때문에 모두 다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만 향후 신청인원이 많을 경우 선착순으로 선정이 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넘는다고 하더라도 오신다고 하면 막진 않습니다.)

 4. 참관 가능?
인원이 넘치지 않는 이상 가능합니다.

5. 도서 선정 기준?
주로 고전(여기서는 비단 오래된 책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책이나 널리 읽히는 책)을 위주로 골고루 선정하고 있으며 한 권의 책이 난해하면 그다음의 책은 보다 쉬운 책이나 소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6. 진행 방법?
제공된 발제를 토대로 자유롭게 토론을 합니다. 주로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경우에 따라 찬반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7. 발제는 어디에?
대략 일주일 전에 페이스 북 페이지를 통해 발제가 제공됩니다. 현재는 제가 주로 발제를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께서 토론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임에 참여하여 제게 메일을 남겨주신 분들이나 다음 모임에 참여의사를 밝혀주신 분들에 한해 메일로도 전달해 드립니다.

8. 책을 못 읽었는데 모임에 참여 가능?
책을 다 읽으셨다면 좋겠지만 다 못 읽으셨더라도 참여 가능합니다.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생각의 공유"입니다. 그러나 만약 엄청 많은 분들이 참여의사를 밝혀주신다면 참여 우선권은 되도록 책을 읽으신 분께 드립니다.

9. 페이스 북 페이지?
입니다. 발제와 많은 분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또한 독서 토론 이후 토론한 것들을 정리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10. 그 밖의 문의사항
xx 홈페이지에 모임이나 제 이름을 검색해 보시면 대략적인 것들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나 제 메일(xxxxxxx@gmail.com)로 연락 주시면 답변해 드립니다만 가급적 사전에 검색을 부탁드립니다.


  지금 설명한 모임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독서 모임을 기준으로 설명을 한 것이지만, 다른 형태의 모임에서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한 권의 책으로 오랜 기간 토론을 하게 될 때 발제를 준비할 것인지, 혹은 즉흥적으로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운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 역시 어떤 때에는 모임 전에 빠르게 미리 읽고 질문할 것을 생각해보고 온 적도 있고, 즉흥적으로 모임을 진행하며 그때그때 본문에 나온 말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져본 적도 있다.     

  다음은 내가 진행했던 여러 형태의 모임 중 하나를 한 페이지로 기록한 기획서이다. 독서 모임을 기획할 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독서 모임에 포함될 기본적인 사항을 담고 있기에 참고 삼아 올려 둔다. 참고로 원페이지 계획서나 보고서를 만들고자 한다면, 페트릭 G. 라일리의 『The One Page Proposal』 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독서 모임을 위한 원(one) 페이지 기획서 예시 안》


  독서 모임을 할 때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일단 시작해보고 그 안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위의 설명은 사실 필요가 없어진다. 다만 이렇게 독서 모임에 관한 설명을 하는 까닭은, 조금이나마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과 다양한 형태의 독서 모임이 만들어지기를 바라서이다. 독서 모임은 지적 성장과 더불어 사회의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이다. 그런 모임을 만드는 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를 마치며.     


  필자는 몇 년간의 독서 모임을 통해서 수많은 형태의 독서 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가치 있는 생각을 공유했다. 그에 따라 개인의 독서력에도 크게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동아리로 성장하여 스스로 자생해 나갈 수 있는 집단을 마련했다. 물론 그 와중에는 몇 번의 부침도 있었지만, 대체로 성공적이었고 참여한 사람들도 만족했다. 그럴 수 있던 까닭은 필자 개인의 능력보다도 탄탄한 시스템과 참여자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는 좋은 독서 모임을 만드는 A to Z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앞으로의 글에서는 어떤 독서 모임을 어떤 동기로 만들었고 어떤 사람이 참여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독서 모임의 진정한 가치는 독서 모임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 그 안의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되었는 지일 것이다. 이 점이 내가 진짜 말하고 싶은 바이며 『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는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저 서문일 따름이다. 모임에서 겪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독서 모임을 만드는 방법보다도 독서 모임이 무엇인지를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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