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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Sep 12. 2019

삶의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도서 요약「삶이란 무엇인가 - 수전 울프」2.

2부는 우리가 흔히 삶의 의미 내지는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고 할 때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 고려 사항을 철학적으로 풀어가려다 보니까 조금은 헷갈리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비교적 쉽게 말하면, 삶의 의미란 단순하게 자신의 열정만을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에 더하여, 객관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일을 사랑하고 그것에 긍정적으로 관여할 때 비로소 성립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 내용을 정리하면서 일부는 저의 생각이 담겨 있는 부분도 있으며 오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꼭 독서와 함께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세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 수전 울프」1.- https://brunch.co.kr/@wringkle/127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새마을 운동》의 첫 구절입니다. 산다는 것, 그중에서도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진정 잘 사는 것일까요? 진정한 삶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고 추구하는 것을 말하는 데에 대체로 동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삶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저자는 그 개념을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자 자신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행복이나 도덕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또 다른 가치 범주 또는 차원(dimension)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개념적 정의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결국 살아가면서 가치 있다고 여길 만한 것들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이 범주를 설명하면서 '사랑과 관여(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함.)'라는 측면을 강조합니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바로 이 '사랑과 관여'가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가치 있는 대상(object)을 '사랑'할 때, 그리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그 대상에 '관여'할 때 비로소 삶의 의미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용어이며 애매모호함을 담고 있습니다. 가령, 책에 나오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그 대상에 관여한다.'라는 말은 꽤 애매모호합니다. '가치가 있는 대상을 사랑한다.'라는 것은 '어떤 것들이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는가?'와 같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는 이런 용어나 표현을 각각 따로 살펴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다양한 용어를 통해 삶의 의미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진정 의미하는 바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관념 범위 안에서는 해당 용어가 추상적으로밖에 표현될 수 없으니 우회로를 통해 그 목적지에 닿자는 것이겠죠.


이 삶의 의미라는 개념은 가치의 범주와 관련하여 특별한 측면이 있습니다. 주관적인 요소와 객관적인 요소가 적절하고 밀접한 형태로 연결되어 있죠. 설명하자면, 주관적 요소로서 '태도(attitude)'와 '느낌(feeling)'을 수반하며 객관적 요소로서는 사랑의 대상이 '사랑한 만한(worthy of love)'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1부 마지막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떤 대상은 사랑할 만한(삶의 의미에 기여할 만한) 가치가 있고, 다른 대상들은 그렇지 않다는 판단에는 이런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행위자 자신의 평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뜻이며 '주관적인 이끌림(subjective attraction)'이 '객관적인 매력(objective attractiveness)'을 만났을 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말합니다.

가령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어떤 대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뭔가에 빠져 있거나 열광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을 때, 또는 뭔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삶이 "의미 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고 있는 모든 또는 대부분의 활동에서 지루함이나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면,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그런 활동이나 대상 자체가 객관적으로 가치 없다고 여겨진다면, 아무리 열정적으로 몰두한다고 하더라도 의미 있는 삶이라 할 수 없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삶의 의미라는 개념은 주체 그리고 주체를 끌어당기는 객체 사이에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합니다. 특정 대상이나 활동의 가치에 대한 확인 없이 긍정적인 태도만으로는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러므로 우리는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과 그런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나와 어떠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특정 대상 사이의 관계에서 내 관점에서 대상을 위해 행동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뿐만 아니라 대상 자체가 가지는 속성 역시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이겠죠. 또한, 특정 대상과는 관심을 갖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기에 그 대상을 창조하고 홍보하고 널리 알리고 기념하고, 또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 대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합니다.


가치 있는 삶을 이루는 구성 요소로서 종종 우리는 두 가지 관점을 통념적으로 접합니다. 하나는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있다면 살아가는 동안 무슨 일을 하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는 관점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도록 그것을 일깨우는 일을 찾고, 이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기에 나로부터는 열정을 불태워줄 만한 사랑할만한 대상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삶의 의미에 관한 저자의 논의 속에서 이것을 주관적인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충만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보다 더 큰 존재에 관여해야 한다."라는 관점입니다. 기여나 관여를 하는 대상의 종류 및 규모에 대한 언급은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만, 이 표현을 '행위자 자신과 독립된(independent of oneself)' 가치를 지닌 대상이라고 말함으로써 주관적인 요소가 아닌 개체 그 자체의 속성, 즉 큰 존재란 나 자신이 볼 때가 아닌 누가보다 마땅히 크다고 여길 수 있는 객관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관점과 관련한 용어의 일반적 사용에 대한 선택의 '기준(basis)'이 존재합니다.


삶의 의미가 결핍되어 있다는 걱정이나 불안 등은 주관이 개입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관적인 삶의 질에 대한 불만'입니다. 우리는 어떤 주관적인 요소가 빠져 있고 자신의 삶이 공허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런 공허함을 채워주고 충만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뭔가를 갈망하게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평가하면서 어떤 이들의 삶은 특별히 의미 있고 어떤 이들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간디나 마더 테레사, 아인슈타인 등을 보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평가하는 것, 또한,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를 보면서 의미 없는 삶의 대표적인 전형이라고 말하는 것. 이것은 바로 그들의 삶에서 추구했던 객관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러한 삶에 대한 판단은 그 주인공들의 내면적 삶에 담긴 주관적 측면이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보여준 업적을 바라보는 우리의 가치 기준에 달렸습니다.


삶을 바라보는 각각의 관점은 모두 부분적으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동시에 중요한 측면을 놓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관점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관점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죠.

우리는 왜 나 또는 누군가의 삶을 판단할 때, 그 두 가지 관점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 말은 두 관점 모두 삶의 의미에 대한 타당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깁니다. 타당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 관점을 수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것은 지금 살펴본 두 가지 관점이 일반적인 논의의 차원에서, 즉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차원(의미론적 차원이 아니라)에서 드러나는 대부분 용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는 특징이나 특성 또는 다양한 조건을 포함하고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거나, 자신 또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에는 삶의 의미라는 것에 대한 특징이나 특성을 포함하고 있기에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죠. 의미론적 관점이 아니라 일생 생활에서 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의미 있는'이라는 표현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나요? 다시 말하여 어떤 상황에서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 나올까요? 또 한 사람의 삶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은 어떤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까요? 어떤 형태의 삶이 의미 있는 삶의 전형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이것을 대답하려면 가치 있는 삶이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의미(meaning)'라는 표현이 다양한 문맥 속에서 정확하게 어떤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가치 있는 삶이 어떤 요소들로 구성돼 있는지 규정하는 것일 테니까요.

자기 계발서의 수많은 강연자가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라!"라고 외치거나 "자신보다 더 큰 존재에 관여하라!"라고 역설할 때 그들 역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어느 쪽이 더 '삶의 의미'에 대해 타당한 개념을 제시하는지를 묻는 것보다는, 어느 쪽이 발전적이고 성공적이며 훌륭한 삶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들을 더 잘 규정하는지를 묻는 것이 훨씬 지혜로울 것입니다. 또한, 그들이 이러한 핵심적 요소들에 대해서 말할 때, 그에 관한 논의 속에서 '의미 있는'이라는 표현 내지는 관념이 담겨 있지 않고서는 그들의 생각을 종합하거나 진지하게 고민할 이미지와 느낌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종합하면, 저자는 행복이나 도덕성으로 치환될 수 없는 가치의 범주 분명하게 인식하고, 가치 있는 대상을 사랑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관여할 때 비로소 '삶의 의미'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삶을 바라보았던 유명한 두 관점(자기 이익 충족과 도덕적인 의무감)의 발전된 형태 또는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하죠.


요약

1. 삶의 의미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자 자신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행복이나 도덕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또 다른 가치 범주 또는 차원(dimension)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2.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사랑과 관여가 필수이다. 그 대상은 주관적 요소로서 '태도(attitude)'와 '느낌(feeling)'이 긍정적이고 객관적 요소로서는 사랑의 대상이 '사랑한 만한(worthy of love)' 객관적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


3. 이러한 대상에 대하여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주관-객관적 요소 양쪽 모두에서 관계가 긴밀히 형성될 때 비로소 삶의 의미가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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