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 나는 떠나고 싶다는 혼잣말을 습관처럼 되뇌어 왔다.
어떤 시절에는 정말 훌쩍 먼 곳으로 가기도 했고, 삶의 울타리 안에서 한없이 떠나는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그런 모든 순간에 '내 그리운 나라'는 내 곁에 있었다.
대학 시절 학교 쪽문 옆 하얀 목재 건물 2층에 '내 그리운 나라'라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카페에 들어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카페에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 시대를 고민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하루하루가 치열했던 나는, 사회과학 서적을 가슴에 품고 바쁘게 걸었다. 그저 지나치며 조용히 '내 그리운 나라'라는 몇 개의 단어를 되뇌기만 했을 뿐.
무엇이 그때의 나를 그 뜨거움으로 이끌었는지, 그 삶의 방향이 지금의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있다. 나는 항상 힘겹게 살아왔다. '내 그리운 나라'는 언제나 내 입 속을 맴돌았고...
현실 어딘가에 머물기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어떤 세계를 늘 찾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세계는 내가 머물지 않은 곳이기에 항상 그리운 것.
내 삶은 결국 항상 낯선 곳으로 향하고, 그곳은 내가 가 보지 않았음에도 그리워하는 역설적인 상황. 이것이 나를 지금의 모습으로 이끌어왔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시대와 역사를 품고 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대학 시절 그때보다 무디어진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도, 세상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는 것은 내 속의 그리움이 여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머물기를 원하지 않지만, 삶의 어느 순간에는 머물러 있기도 했고 뒤돌아가는 후회를 남기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것은 미지의 그리움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풍경과 살면서 부딪친 수많은 모습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설렘과 덤덤함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그 속에서 무엇을 끄집어낼 것인가는 나의 몫이다.
그 선택의 순간마다 나는 미지의 그리움, '내 그리운 나라'를 떠올리며 내 삶의 방향을 이어왔다.
대학을 졸업한 후 '내 그리운 나라'를 지나가 본 적은 없으면서도 항상 그리워하는 나.
생각해 보니 한 번 그 카페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내 그리운 나라'라는 발신인 이름으로 내가 편지를 썼던 사람을 만났었다. 이념과 열정으로 알게 된 그 연결 고리 끝에서 만난 사람은, 한참 후에 내가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그 자리에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은 내 인생에서 참 독특한 날이었다.
지금 나의 삶은, 그날의 '내 그리운 나라'에서의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있으니.
내 그리운 나라
아직도 그리운 나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