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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Feb 24. 2019

목표 지향적인 삶의 서막

나는 작년 부로 경력 10년 차의 이력을 갖게 되었다. 이 시기를 지난 자, 아직 먼일처럼 느껴지는 자, 또는 나와 같은 자에게 이 숫자가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10'이라는 무게감은 다르게 다가왔다.

나이는 앞자리가 바뀔 직전에는 많은 생각이 들다가 막상 닥치면 아무렇지 않은데 연차의 앞자리가 바뀔 때는 직전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바뀌는 연차가 되었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이 적성에 맞나?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것인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질문은 '삶이 만족스러운가?'라는 질문으로 옮아갔다. 일 자체는 좋았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분명한 이유 때문에 불행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불평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와 마주했다.


그러다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배가 항구를 떠났다가 돌아왔다고 해서 항해한 것이 아닙니다.
목적 없이 떠 다녔다면 표류한 것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 삶은 항해하는가. 표류하는가.'

내 삶을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은 확실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나에게 '정신없이 바쁘게 산다.’는 말은 '생각 없이 살고 있다.'는 말이었고 이런 삶이 지속하면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건 이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다.

삶의 파도에 휩쓸려 정처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잠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삶의 선장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이제라도 선장을 복직시키고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겼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한다는 건 그날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뜻입니다.
작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을 해내야겠다는 용기로 발전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할 무렵이 되면
아침에 끝마친 간단한 일 하나가 수많은 과업 완료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인생에서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 타이탄의 도구들


타이탄의 도구에서 나온 말처럼 이불 정리를 했다. 자기 계발 서적을 무수히 읽었지만 실천한 건 처음이었다. 새해 계획으로 늘 적었던 영어 학원을 등록했다. 이직 준비를 하려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내 삶의 방식과 방향을 바꿨다. 새해 각오했던 글을 쓰기 시작했고 주말 그룹 스터디도 시작했다. 새해 각오했던 글쓰기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좋은 행동을 유지하는 비법을 알고 싶어서 여러 책을 읽으며 작은 습관을 만들고 찾은 방법을 나에게 적용했다. 처음에는 하나도 지속하기 어려웠는데 이것도 '지속 근육'이 붙는지 지금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지속하고 있다.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습관이 되고 습관으로 자리 잡히면 힘이 덜 든다.

이렇게 나를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생각만 했던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었다. 이토록 열정적이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목표를 이뤄나가면 알게 되었다. 더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면서 무슨 일이든 도전하는데 덜 두려워하게 되었다. 회복 탄력성이 증가했는지 멘붕이 왔을 때 잘 털어내게 되었다.


표류하고 있을 때 편하긴 한데 이유 모를 불안함이 마음 한편에 늘 존재했다. 그것은 방향을 잃어버린 채 이대로 살아도 되느냐는 불안감이었다. 스스로 할 일을 정하고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며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면서 그 불안감이 사라졌다. 요즘 나는 내 삶을 사느라 일부러 바쁘게 살고 있다. 일 보다 내 삶을 위한 일들을 우선순위로 두고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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