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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Mar 31. 2019

자존감을 회복하는 나와의 미팅

'나와의 미팅'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건 <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작은 책>에서였다. 당시 효율적인 시간 사용법, 지속하는 법, 동기부여, 습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책을 읽었는데 그때 읽은 책 중에 있었다. 책 마지막 장에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법이라며 소개했는데 방법도 간단하고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속는 셈 치고 시작했다.

방법은 이렇다. 일주일에 한 번 좋아하는 카페나 특별한 장소에 가서 약 한 시간 동안 4가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질문 4가지 아래와 같은데 나는 3번을 하지 않는다. 3번은 책에서 소개한 기법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인데 나는 그 도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미팅 이후 나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나는 어떤 일에 성공했는가?  

    다음 미팅까지 얼마나 발전하고 싶은가? 개인의 발전에 대해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가?  

    다음 도구들을 얼마나 활용했는가?  

    다음 미팅을 위해 해야 할 것!!!  


나의 경우 나와의 미팅을 할 때 흐름은 이렇다.

첫 번째 질문에 답하면서 스스로 칭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 동안 내가 한 일 중에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떠올려 보고 기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하기로 계획했고 잘 수행했다면 적는다. 자리 양보와 같은 선행을 했다면 그것 역시 적는다. 멘탈 공격으로 고비의 순간이 있었는데 잘 견뎌 냈다면 기특한 마음으로 적는다.

이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하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 감정은 주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자존감'과 연결된다. <자존감 수업> 책에서 말하는 자존감을 느끼는데 중요한 요소인 '자기 효능감'을 갖는데 효과적이다.


 첫 번째 질문에 답을 적다 보면 한 주도 잘 살았구나 생각이 들고 지난번 미팅때 적은 내용을 복기하면서 놓친건 없는지 검토하게 된다.

긍정적인 기분이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지면 호전적인 개선 사항을 적기도하고, 안된 부분이 있다면 왜 안됐는지 이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된다. 마지막 질문이 답을 하면서 이번 주를 어떻게 보낼지, 어떤 일을 했을 때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적는다. 주 단위에 목표를 적다보면 그 주 스케줄을 점검하게 되는데 이번주는 바쁘니 뭘 하가나 하지 말아야 겠다는 큰 계획도 세우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나는 체력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어서 건강에 집중해야겠다는 개선 목표를 세웠다. '주에 2회 집 근처 헬스장에 가서 아침 운동을 한다.'목표로 세웠으나 시간에 쫓겨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래서 목표를 시간을 덜 들이고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아침에 2분 동안 플랭크를 3회 한다.' 와 같이 작은 단위로 말이다.


 나와의 미팅을 하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방향대로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자기 조절감'과 연관되어 내 삶이 내가 이끄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는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더해 나처럼 조급함을 잘 느끼는 사람에게는 지속적인 검증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안정감을 갖게 된다.



최근 18번째 나와의 미팅을 했다. 이 방법을 시도해볼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경력이 쌓일수록 회사에서 칭찬받을 일이 줄어든다. '그 정도 경력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잣대는 견고해진다. 자존감이 바닥 일 때 한 명이라도 자신의 편이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누구에게 영원히 의지 할 수는 없는 법. 때문에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기술 하나쯤 알고 있어야 삶을 견딜 수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스스로 위로할 줄 아는 스킬을 연마해 가는 거라고 어떤 글에서 봤다. 나와의 미팅도 내겐 그런 스킬 하나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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