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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ul 06. 2019

6월, 번잡함과 따뜻함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기록하면 특별해진다는 마음으로 매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합니다.




잘 본 것

김영하 - 여행의 이유

오랜만에 책장 넘어 가는게 아쉬운 책을 만났다. '소설가라 그런 걸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이유는 이랬다. 두 가지 이야기가 따로 있다가 같은 결론에 귀결되는 흐름을 만들어서, 이런 기분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싶어서, 누구나 겪는 일을 이렇게 단순하면서 알아듣게 풀어내다니 싶어서, 자신의 경험을 인간으로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으로 끌어내서.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첫 장부터 읽어 보고 싶은 책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잘 산 것

보나비타 온도 조절 전기 주전자

드립의 생명은 온도인데 드립을 하다 보면 온도가 떨어지기 마련. 그 점이 늘 아쉬웠는데 카페에서 판매하는 드립 가능한 전기 포트가 있길래 큰 마음먹고 구매했다. 손에 익으려면 좀 걸리겠지만 원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든다.



잘 마신 것

경주에 놀러 가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향미사 카페. 유명하다는 카페에 갔지만 실망스러웠던 터라 황리단길 메인에서 조금 떨어진 이곳에 찾아갔다. 커피를 마시고 무척 만족스러웠다. 로스팅도 직접 하시는지 다른 건물에 큰 로스팅 기계가 있었다.



잘한 일

여행 포토북 제작

베를린과 런던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가 포토북을 만들어서 같이 여행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꽤 많은 사진 중에 고르고 편집하느라 꼬박 주말을 보냈지만 선물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좋았다.


iPod Nano 5세대 심폐소생

가지고 있는 iPod은 2009년에 생산되어 올해 딱 10년이 되었다. 지난달 '로그아웃 좀 하겠습니다.' 책을 읽고 로그아웃하는 시간을 갖으려고 했는데 음악을 들을 방법이 없어서 이 물건을 부활시켰다. 신곡과 자주 듣는 음악으로 채워두고 자주 듣는다. 10년이 지나도 이토록 쌩쌩하다니... 애플의 기술력은 대단하다.


지우개 도장 원데이 클래스

친구 덕분에 원데이 클래스로 지우개 도장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자화상을 그려 캐릭터로 하나, 가장 좋아하는 커피잔 하나를 만들었다. 지우개 도장을 파면서 복잡한 생각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고 한 시간 정도 품을 들여 멋진 도장을 만들 수 있어서 보람됐다. 그리고 친구의 친절한 설명과 따뜻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클래스였다.



고마웠던 일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온 언니가 선물로 카페 원두 한 봉지와 콜라보 한  맥주 한 병을 사다 줬다. 바쁜 일상에도 아침마다 내려 마시며 큰 위로가 되었던 원두. 아직 뜯지 않은 맥주 한 병 이건 정말 축하하고 싶은 날 마셔야겠다.


인천에 사는 친한 친구를 수원 수목원에서 만났다. 두 시간가량 수목원을 걸으며 어떻게 지냈냐고 안부를 물었다. 오랜만에 만나 떠들썩하게 굴지 않아도,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뭔가 하자고 했을 때 흔쾌히 하자고 말해주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회사에 자리가 생겼는데 올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봐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이다.





여행 후유증을 앓을 시간도 없이 바쁜 날들을 보냈다. 밀린 일과 밀린 일상에 해내야 할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틈에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따뜻함을 유지한 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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