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기록하면 특별해진다는 마음으로 매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합니다.
김영하 - 여행의 이유
오랜만에 책장 넘어 가는게 아쉬운 책을 만났다. '소설가라 그런 걸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이유는 이랬다. 두 가지 이야기가 따로 있다가 같은 결론에 귀결되는 흐름을 만들어서, 이런 기분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싶어서, 누구나 겪는 일을 이렇게 단순하면서 알아듣게 풀어내다니 싶어서, 자신의 경험을 인간으로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으로 끌어내서.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첫 장부터 읽어 보고 싶은 책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보나비타 온도 조절 전기 주전자
드립의 생명은 온도인데 드립을 하다 보면 온도가 떨어지기 마련. 그 점이 늘 아쉬웠는데 카페에서 판매하는 드립 가능한 전기 포트가 있길래 큰 마음먹고 구매했다. 손에 익으려면 좀 걸리겠지만 원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든다.
경주에 놀러 가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향미사 카페. 유명하다는 카페에 갔지만 실망스러웠던 터라 황리단길 메인에서 조금 떨어진 이곳에 찾아갔다. 커피를 마시고 무척 만족스러웠다. 로스팅도 직접 하시는지 다른 건물에 큰 로스팅 기계가 있었다.
여행 포토북 제작
베를린과 런던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가 포토북을 만들어서 같이 여행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꽤 많은 사진 중에 고르고 편집하느라 꼬박 주말을 보냈지만 선물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좋았다.
iPod Nano 5세대 심폐소생
가지고 있는 iPod은 2009년에 생산되어 올해 딱 10년이 되었다. 지난달 '로그아웃 좀 하겠습니다.' 책을 읽고 로그아웃하는 시간을 갖으려고 했는데 음악을 들을 방법이 없어서 이 물건을 부활시켰다. 신곡과 자주 듣는 음악으로 채워두고 자주 듣는다. 10년이 지나도 이토록 쌩쌩하다니... 애플의 기술력은 대단하다.
지우개 도장 원데이 클래스
친구 덕분에 원데이 클래스로 지우개 도장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자화상을 그려 캐릭터로 하나, 가장 좋아하는 커피잔 하나를 만들었다. 지우개 도장을 파면서 복잡한 생각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고 한 시간 정도 품을 들여 멋진 도장을 만들 수 있어서 보람됐다. 그리고 친구의 친절한 설명과 따뜻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클래스였다.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온 언니가 선물로 카페 원두 한 봉지와 콜라보 한 맥주 한 병을 사다 줬다. 바쁜 일상에도 아침마다 내려 마시며 큰 위로가 되었던 원두. 아직 뜯지 않은 맥주 한 병 이건 정말 축하하고 싶은 날 마셔야겠다.
인천에 사는 친한 친구를 수원 수목원에서 만났다. 두 시간가량 수목원을 걸으며 어떻게 지냈냐고 안부를 물었다. 오랜만에 만나 떠들썩하게 굴지 않아도,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뭔가 하자고 했을 때 흔쾌히 하자고 말해주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회사에 자리가 생겼는데 올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봐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이다.
여행 후유증을 앓을 시간도 없이 바쁜 날들을 보냈다. 밀린 일과 밀린 일상에 해내야 할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틈에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따뜻함을 유지한 한 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