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기록하면 특별해진다는 마음으로 매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합니다.
김규림 - 아무튼, 문구
평소 규림님을 팔로우하고 있던 터라 책이 출판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가 1쇄를 샀다. 1쇄만 특별하게 표지에 투명 스티커를 겹치면 한 장의 색다른 표지가 되는 방식이었다. 스티커는 아마 영영 못쓰지 않을지. 문구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고 새로운 정보도 알 수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문구인이라는 단어를 만나고 자신을 문구인으로 규정했을 때 표현이 인상에 남는다.
문구인.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암실에 빛 한 줄기가 쨍하고 들어와 온 방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평생을 찾아 헤맨 단 하나의 단어를 먼길을 돌고 돌아 이제야 조우한 느낌!
나의 정체성을 온전하게 말해준다는 단어가 뭐가 있을까 잠깐 생각에 잠겼다. 나는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동네 자주 가고 싶은 맥주집이 생겼다. 흑맥주가 마시고 싶어 찾아갔는데 우연히 시킨 자몽 맥주가 인상적이어서 친구랑 각각 한잔씩 마셨다. 튀긴 소면에 가는소금을 뿌린 기본 안주를 주는데 묘하게 중독적이다.
인천에 살고 있는 친구가 오래전부터 자기 집에 놀러 오라는 이야기를 몇 차례 했었다. 매번 가겠다고 말해놓고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마침 가게 되었다. 저녁을 먹고 친구가 샀다는 고전 게임기를 TV에 연결하고 둘이 늦게까지 게임을 했다. 오랜만에 애들처럼 놀았다. 놀러 간 날이 내 생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 미역국 먹이겠다며 미역국까지 끓여준 정성에 고마웠다. 약속을 지켜서 잘한 일에 썼지만 너무 고마웠던 일이다.
내 생일이 있던 달이자 지인의 생일이 유난히 많았던 달이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축하하고 축하도 받았던 달. 그리고 그 핑계로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났던 달.
모두들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걸 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줘서 고마웠다. 동네에서, 회사 근처에서, 강남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아직까지도 이어진 인연에 고마웠던 7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