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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쓴 Jan 01. 2020

12월, 고민과 결정의 달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기록하면 특별해진다는 마음으로 매월 기억에 남는 일들을 기록합니다.



잘 본 것

대한민국 청약지도

올해 목표했던 금액을 모으고 나서 어떤 투자를 할까 고민하다가 청약을 했다. 마침 사는 지역에 분양을 한다길래 모델하우스도 방문하고 빽빽하게 쓰인 모집 공고도 읽어 보면서 청약 준비를 했다. 가점은 터무니없었지만 60%는 추점제로 이뤄지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했다.

결과는 당첨 안됨. 추후 경쟁률 결과를 보니 내가 했던 평형은 그나마 40:1이고 84는 94:1 경쟁률이었다. 가점도 60점이 넘었고 최고는 79점이었다. 청약 당첨이 왜 로또인지 무주택인 세대가 많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청약 준비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 <대한민국 청약지도>였다 청약을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그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글을 재미로만 읽을 수 없었다. 한 글자 한 글자 그 의미가 무엇이고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했다. 독서하는 자세부터 달라졌다.

12월 16일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고 2020년 시장이 어떻게 될지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서 다양한 분양이 계획되어 있다. 청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잘 마신 것

치앙마이 커피와 음료

태국도 커피 생산국이라 다양하고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많았다. 매일 새로운 카페에 찾아가고 매 식사마다 생과일 음료를 마음껏 먹었다.



잘 한일

치앙마이 여행 : 12/20 ~ 24

인생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이브를 해외에서 보냈다. 대다수가 불교를 믿는 나라여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크게 느낄 수는 없었지만 어쩌다가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나 24일 붉은색 옷을 입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크리스마스구나' 싶었다. 원래 계획에 없었던 여행이었는데 싼 직행 비행기 티켓이 나와서 미리 계획이 있던 친구를 따라 다녀왔다.

날씨도 건기였고 아침에 10도 낮에는 30도의 날씨에 돌아다니기 좋았다. 그곳은 방콕보다는 덜 현대화된 하지만 깨끗하고 친절한 나라로 기억되었다. 안전하다는 느낌도 받았고 주말에 간 마켓에서 수제품을 보는 재미도 컸다. 여행 온 노인들도 눈에 띄였고 물가도 싸서 한 달 살기 한다면 이 나라에서 머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여행 마지막 날 공항에서 나에게 쓴 편지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붙였다. 언제 올지 모를 편지를 기다리며 또 한동안 우체통을 들여다보겠지.


퇴사 결정

어제 조직장과 마지막이 될 면담을 진행했다. 퇴사해야겠다고 말했을 때 조직장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적인 한 가지는 이제 안 볼 사람처럼 대우한다는 것이다. 사람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일인데...

팀을 옮기고 만족하던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불편함을 늘 느껴왔던 부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구나 싶었다. 다른 회사에 간다고 그런 문화가 없으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나마 덜해 보이는 곳, 커리어를 좋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이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회사마다 여러 조건이 있고 그 조건이 덜하고 더한 차이가 있다. (복지, 문화, 동료, 성장, 워라밸, 연봉 등등) 그중에 내가 참을 수 있는 것과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참을 수 없는 게 커 진다면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일

연말을 앞두고 여러 연말 모임에 참석했다. 잊지 않고 불러주고 챙겨준 지인들에게 감사했다.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좋은 동료와 일하는 경험이 생각보다 자주 오지 않으며, 회사에서 인정받는 팀에서 일할 기회, 인정을 받고 필요하다고 말해주는 팀이었기에 '어디 가서 이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인정받는 것에 익숙해졌구나.'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다. 그동안 남의 욕구에 맞춰 열심히 살았으니 한 1년 정도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보자고. 남을 위해서 쓰기만 했던 열정을 저축해 놨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상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일에 쓰자고.


열정도 닳는다. 함부로 쓰다 보면 정말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게 된다.
언젠가는 열정을 쏟을 일이 찾아올 테고 그때를 위해서 열정을 아껴야 한다. 그러니까 억지로 열정을 가지려 애쓰지 말자. 그리고 내 열정은 내가 알아서 하게 가만 놔뒀으면 좋겠다. 강요하지 말고, 뺏어 가지 좀 마라. 좀.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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