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미래의 나에게 일러주러 매달 쓰는 월말 정산입니다.
#코로나19 #마지막출근 #백수 #젤다의전설 #오피스텔매도 #ISTJ형
코로나 19로 계획했던 가족 여행을 취소했다. 2월 초에는 이렇게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던 터라 위약금이 생각보다 세서 고민을 했다. 무리하게 갔다가 돌아와서 고생했겠지 싶어서 안 가길 참 다행이다. 2월 중반부터는 거의 집에만 있었다. 쉬는 동안 뭘 할까 하다가 그렇게 재밌다는 젤다의 전설 게임팩을 샀고 집에 있는 동안 백수답게(?) 대부분 시간 게임하고 잘 먹고 잘 자고 그렇게 보냈다. 그리고 어제 게임의 완결을 봤다. 젤다를 구했다!
비슷한 시기에 퇴사하는 친구랑 휴가기간에 잠깐 만나서 낮술을 했다. 회사 근처에 좋아했던 닭볶음탕. 퇴사하고 나면 올 일이 없겠지 싶어 그곳에서 회동을 했고 맛있는 낮맥 한잔과 닭볶음탕을 먹었다. 한 동안 못 올 시절이여...
수원 인계동에 갔다가 새로 생긴 평화 다방에 가봤다. 아주 옛날 분위기로 다방을 꾸며 놓았다. 보리차 커피를 시켰는데 인스턴트커피 맛이 나서 신기했다. 레시피가 궁금했던 커피였다.
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갔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였다. 요즘 동네 카페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나의 애장 카페 니어바이보다 맛있는 카페는 없다.
2015년 12월에 매매했던 오피스텔을 팔았다. 차액은 크지 않지만 그간 월세를 받아왔기 때문에 첫 투자 치고 성공한 투자였다.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러 가야 하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아직 가지 못했다. 매도 과정을 글로 써볼 예정이다.
인생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 MBTI 성격 검사를 했는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유형인 ISTJ형이라고 했다.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결정적으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는데 그 후에 괜찮아진 것 같다는 생각에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도 받는데 마음 검진은 왜 안 받냐며 갔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해서 3번 상담을 했고 상담사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내 특성상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혼란스러워한다는 점을 이해했고 그럴 때 진짜 내편이 돼주려면 다그치기보다는 내가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상담을 통해서 알고 받아들이게 되니 내가 왜 이런가에 대한 혼란도 정리가 되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느꼈던 강력한 느낌은 상담사가 어떤 판단 없이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고 내편이 되어준다는 안정감이었다. 언제가 읽었던 심리책에서 지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 정신과에 방문할 일은 없으라고 했던 대목이 이해되는 측면이었다.
코로나 19의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 오늘 기준으로 확진자가 3,526명이다. 이 사태로 이직할 회사의 출근일이 미뤄졌다. 다음 달 월말 정산에는 코로나 19가 잠잠해졌다는 소식과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일상이 정상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