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잇독 Dec 23. 2019

나무늘보

독보적인 캐릭터

늘보는 매력적인 동물이다. 동물은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최소 한 가지 이상 뛰어난 신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빠른 속도과 강한 힘은 어쩌면 인간이 갖지 못한 능력이기에 더 선망의 대상이 되는지 모른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신체적 연약함을 가진 대신, 뛰어난 두뇌로 세상을 장악했다고 자부한다. 그런 인간에게 느려 터진 나무늘보는 어떻게 이 치열한 적자생존의 야생에서 살아남았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놀림과 희화화의 대상이 된다. 이름 자체부터도 그렇다. 그들의 생존전략과 별개로 인간의 기준으론 비효율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인간에게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은근히 호감형이다. 예능에 출연한다면 걱정 없을 독보적인 캐릭터를 자랑한다.

언제나 그렇듯 인간은 어떤 대상을 형해 자기 입맛에 맞는 해석을 내린다.

느리지만 꾸준히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한다.
항상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다른 사람에게까지 행복하게 한다.
여유가 있다.
걱정이 없다.

"바쁘고 경쟁적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나무늘보는 우리에게 이러한 메세지를 던져준다."


라고 나무늘보를 이용하기엔 그들이 수천만 년간 자연 생태계에서 애써온 생존의 치열함을 폄하하는 건 아닐까. 라며 비뚤어진 생각을 해본다.


나무늘보는 사람을 향해 웃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생겼을 뿐이다.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운 게 아니다.

그냥 그런 방법으로 생존방법을 터득한 것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