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잇독 Jan 04. 2020

물결무늬와 말줄임표 쓰면 아재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각하게 고민을 올린 글을 봤다.


직장 상사님이 카톡으로 말씀하실 때 자꾸 말줄임표 (...)을 쓰시는데 이거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대체 이걸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아니면 뭐가 맘에 안 들어서 그러는 건지.
숨은 의미를 도통 알 수가 없어 답답합니다.
왜 자꾸 말줄임표를 쓰는 건가요?

분명 질문자는 최소 30대 초반이나 20대일 것이고, 직장상사는 40대 이상 이리라.

슬프게도 나는 그 말줄임표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표를 찍자니 너무 단호한 느낌에 강한 어조같이 느껴지고, 뭔가 미안한 마음을 담으면서 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뭐 그럴 때 주로 말줄임표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마침표를 그냥 띡 찍는 것은 예의 없어 보이기도 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라떼는 말이다...


그 라떼는 아마도 천리안이나 하이텔을 사용하던 시절이라던가...

아마 그 분도 직장 후배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 너무 꼰대같이 보이지 않기 위해서...

본인도 좀 미안하지만...

망설이는 느낌을 주면서도 말이지...

아무래도 이렇게 하면 좀 더 예의를 차리고 조심하는 뉘앙스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라던지...

그랬던 것이다...^^


젊은 층에서 문자를 쓰는 걸 보면 확연히 다름을 느낀다. 예전에는 ~ 이런 물결 무늬도 많이 썼는데 요즘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 군더더기 없는 표현을 한다.

그리고 느낌표! 도 많이 보게 된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사람들 사이의 대화에 많은 오해와 불이해가 존재할  있음을 깨닫는다.


그 글을 본 이후로 나도 "쩜쩜쩜" 쓰는 것을 지양한다. 누군가에게는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나 애매모호한 표현인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기도 하고 뭔가 속내를 감추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주는 것 같다.


언어 뿐만 아니라 문자 표현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뉘앙스라는게 참 사람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넵넵"이 직장인들 사이에 카톡 대답의 표준이라고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