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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Jan 09. 2020

마음이 따뜻한 사람

어릴 적 나를 생각해 보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품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사람일 뿐이라 생각했다.


세상은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보단 이성적인 사람이  더 인정받고 성공한다고 가르친다. 적어도 만 18세 이전까지는 특히 그러하다. 육체적으로 미성숙한 인간에 대해 수치화, 계량화를 수행한다. 그것이 곧 교육의 수단이자 목적이다.


그와 별개로 내게 내재된 기본적 기질과 성향이 따뜻함과 거리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20대가 되어서는 이성과 감정이 치열하게 부딪혔다. 동물적 사회화는 사춘기 시기까지 형성되지만, 인격적 사회화는 20대 이후로 평생을 지속해야 함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20대에 바라보는 더 어른들의 삶은 "관계의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였다. 철없던 시기의 어린 눈은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개인의 성향과 특질이라 여겼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의 힘보다 감정의 힘이 센 존재라는 걸 알아챘다. 감정적 반응이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소수의 예외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감정적 반응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동물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다.


언젠가부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주목하게 된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은 그만큼 본인의 마음이 상처 받기 쉽기도 하다는 것을 내포한다. 나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온도가 같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도의 차이는 격렬한 소용돌이를 발생시킨다. 그것을 억제하고 멈추기 위한 기작을 얼마나 습득하고 단련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연약한 개인은 상처 받기 쉬움과 치열한 전투를 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우리의 인간관계와 사회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한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이 차갑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다른 사람이 측정한 온도계의 눈금은 아래를 행하지 않았을까.

정작 온도계 자체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지만, 내면의 온도가 진정 따뜻하다면 어찌 표현형으로 드러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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