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잇독 Aug 08. 2018

국민체조 2회 반복으로 시작하는 하루

조기 교육의 중요성

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한 조기 교육에는 반대하지만, 어릴 때 형성된 습관이나 성격이 평생 지속되는 것이나, 어릴 때 배운 교육이나 활동이 서장 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어릴 때의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기에 대한 경례, 국민교육헌장을 낭독하며 군사정권의 국가주의적 체제 영향을 받으며 국민학교를 다닌 탓에 매주 월요일 아침 조회 때마다 운동장에서 국민체조를 실시했다. 중, 고등학교 때에는 청소년 체조인가를 배웠고, 새천년 체조라는 것도 배운 듯하다. 군대에 가서는 국군 도수체조를 배웠다. 선임들의 갈굼을 당하며 배운 새로운 체조였고, 2년 동안 매일 아침 6시 30분 조회 시간에 반복한 국군 도수체조이다.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청소년기에 배운 체조들도 기억이 안 난다. 오직 내 몸에 익은 것은 국민체조뿐이다. 


체조를 싫어하진 않았다. 힘든 운동도 아닐뿐더러 아침에 스트레칭을 하면 확실히 몸이 개운한 것을 느꼈다. 군 복무하던 시절, 계급이 올라가면 병장들은 체조가 귀찮기도 하거니와, '폼'이 안 나는 체조의 동작 때문에 하기를 꺼려하고 대충 서서 하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때운다. 나는 병장 때에도 동작을 살려서 최대한 운동 삼아 국군 도수체조를 하곤 했는데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민체조를 처음 배웠던 어린이나 청소년, 혈기 왕성한 20대 군인 시절에는 사실 매일 아침 체조를 하지 않아도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이다. 하지만 20대만 지나면 비록 마음을 어릴지언정, (불행히도) 생물학적 나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세포의 활성화 능력은 떨어지고 노화가 진행된다. 


주로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하고 몸의 골격근육의 세포 활동이 활발하지 못함을 느낀다. 스트레칭을 나름 한다고 하지만, 오피스에서 업무 중에 팔을 뻗고 다리를 뻗는 등의 행위가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데 국민 체조가 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된다. 우선 몸이 동작을 기억해 쉽게 할 수 있고, 개별 동작을 따로 할 때는 효과가 미미한 것 같은데, 유튜브 영상을 틀고 정해진 시간과 박자에 맞춰 따라 하고 나면 근육과 관절이 풀리는 느낌이다. 2회 반복을 하면 약 5분이 소요되는데 아침에 5분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해내고 나면 육체적, 정신적 뿌듯함을 느낀다.


국민체조는 1970년대에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 얼마나 과학적인 체조를 만들었겠나 의구심은 든다. 요즘같이 몸짱의 열풍으로 과학적 평가와 함께 다양한 운동 방법들이 소개되는 데에 비하면 그 시절의 체조는 허름하기 그지없다. 정말 국민 건강을 위해 만든 것인지, 집단주의적 사고를 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인지는 모르겠다. 만 6-7세부터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단체로 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장관이겠지만, 한편으론 섬뜩한 느낌도 드는데 그때 그 시절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어쨌거나 그 덕에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외울 수 있는 맨손 체조 하나를 배웠다. 기왕 배운 거, 5분의 투자로 관절과 근육세포들을 자극하는 데에 쓰면 해롭진 않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젠체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