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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Aug 17. 2018

여행을 하면 시야가 넓어질까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여행을 하게 되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많아진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경험이란 것은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여행을 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지고 견문을 넓힐 수 있다고 한다. 시야가 넓어진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확장된다는 것은 세상의 다양함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다양함이란 곧, 그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생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여행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다 이제는 좀 시들어진 듯하다. 특히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과거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었기에 그 경험이 신선하고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해외여행을 한다. 소수의 특권을 가진 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을 하는 그 자체가 특별하거나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일 뿐이다. 여행을 넘어 아예 외국에서 일정기간 '살아 보는 것'이 주목을 받기도 하고,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한국을 떠나 다른 국가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 그로 인해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제 2,3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넘쳐난다. 

저 리스트에 체크하는 그 자체가 무슨 의미를 가져다 줄까

여행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하는 자의 행복과 만족이다. 여행은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것도 선이라고 추종될 것도 없는, 그저 하나의 삶의 유흥의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게 되면 그 경험에 대한 의미와 유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전파하기도 한다. 책을 쓰거나 SNS에 올리는 활동을 통해 익명의 3자들과 대화한다. 가족 및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여행을 하는 것은 성숙한 자아를 이루고 인간성을 유지하고 지속시켜 주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여행을 하게 되면 내 안에 갇혀있던 자아를 세상 밖으로 불러내며, 세상의 진리라고 믿었던 나의 경험과 가치관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을 하고 세상의 경험과 지식이 쌓이는 것만으로 이 과정이 모든 사람에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자본력을 과시하기도 하고, 우리나라보다 수치상으로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오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경험한 것을 통해 무비판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생활 태도와 모습, 문화를 비하하기도 하면서 그 나라의 삶을 선한 것 또는 동경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여행과 해외 경험이 많은 것 자체가 자랑거리가 아니다. 다양한 경험 자체가 성숙한 인간성을 대표하진 않는다. 아무리 많은 경험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고찰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없다면 경험이란 쓸모없는 무형의 데이터의 축적일 뿐이다. 그것은 나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데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 오히려 세상을 어지럽히고 오염시키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Garbage in, Garbag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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