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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Aug 26. 2018

0.5도 비뚤어진 생각

빈축과 영예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삐딱한 시선을 가진 사람은 일반적인 모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은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며 서로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하지 않는 무난한 대화를 선호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유난히 튀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딴지를 거는 사람은 모임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러한 성향이나 대화 습관은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대중적이지 않은 특정 가치관의 다름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고 그 무리에서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삐딱한 시선이나 삐뚤어진 태도는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거나 불편함을 유발한다. 


공감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범죄를 일으키거나 소시오패스의 수준이 아니라면, 그러한 태도는 ‘잠시’ 사람들의 기분을 불편하게 하는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또는 대화의 한 자락을 통해 사람들은 사람들을 평가하고, 그 평가를 통해 인생을 좌지우지도 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독고다이'로 나 혼자 살 것이 아니라면 우린 필연적으로, 자의적으로 이 사회화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누구나 내 마음대로 살고 싶지만, 마음대로 살 순 없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무난하게 살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타인을 대하는 나와 내 안의 내가 충돌하는 지점을 발견하는 빈도가 잦아지다 보면 다 때려치우고 그냥 막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 무슨 거창하고 원대한 꿈도 아닌데 그 사소하면서도 엄격한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나와 조금 다른 생각과 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에겐 끔찍이도 괴롭거나 혐오스러운 일이다.


0.5도의 기울기만 달라져도 세상은 바뀐다. 누구에겐 파멸로 가는 길일 수도, 누구에겐 새 창조의 길을 걷는 길일 수도 있다. 대중을 버리기로 작정하고 나 혼자의 길을 떠날 때 우리는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하지만,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한 자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을 보며 그들을 부러워하거나 동경하기도 한다. 물론 불행히도 정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선택’에 대한 가치도 희석될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알 수 없기에 선택은 두렵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빛나는 가치이기도 하다. 0.5도의 다름을 선택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 지금의 삶에 손톱만큼이라도 다름을 추가하는 것. 그것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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