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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이병현 May 04. 2021

제22회 전주영화제 후기

오랜만에 영화제 온 김에 박수소리를 기록해보았는데, 코로나 탓인지 영화 끝나면 의례적으로 나오는 박수도 거의 없었다. 특히 아침 상영작 틀 땐 더 맥빠진 느낌이고. <다가올 세상> 같은 경우는 전반적으로 엘리베이터 지수(영화가 끝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누는 대화로 측정되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 지수)가 굉장히 괜찮았는데도 불구하고 박수가 그렇게 열정적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영화감독(온라인 상영 지원)

박수지수: (무박수)

뭐라고 해야할까? '졸업작품' 같았다. 굉장히 사적인 다큐멘터리다.


멋진 세계

박수지수: 짝짝짝

내가 본 영화는 아닌데, 동행의 말에 따르면 꽤 괜찮았다고 한다. 샷을 효율적으로 다뤘다나? 개봉하게 되면 한번 보긴 할 것 같은데, 다만 일본영화답게 보기 거북한 장면이 몇 있었다고 한다.


다가올 세상

박수지수: 짝짝짝

엘리베이터 지수: "와 역시 기대작은 기대작답네."

일단 영화소개에서 예상 되다시피 비극적인 이야기이긴 한데, 내심 걱정했던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진 않는다. 제일 앞자리에서 봐서 목이 좀 힘들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고, 실제로 영화 구성을 보면 원작을 그대로 따온 듯하다. 작중 내내 주인공의 독백이 내레이션으로 깔린다. 심리묘사도 문학적인 표현 그대로 내레이션으로 깔리는데, 보통 영화에서 이렇게 내레이션으로 심리 묘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다지 거슬리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해변의 금붕어(온라인 상영 지원)

박수지수: …?

몹시 상투적인 영화다. 제목에 쓰인 해변의 금붕어는 영화에서 직접적인 상징으로 등장하는데, 마지막 장면이 어항에 갇혀있던 금붕어를 바다에 놓아주는 장면이다. 심지어 그 유명한 "타다이마-오카에리(다녀왔어-어서와)" 대사로 끝을 맺기도 한다. 각본을 왜 굳이 이렇게까지 상투적으로 썼는지 약간 의아하다. 그래도 담긴 메세지 자체는 이른바 '정상가족'에 대한 거부가 드러나서 조금은 덜 답답했다.

그나저나 금붕어를 바다에 놓아주면 죽는 거 아닌가? 관상용 금붕어는 담수어인데. 그래서 사실 영화의 메세지가 조금 헷갈렸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금붕어를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것인지, 아니면 죽이는 것인지? 전체적으로 상투적인 영화의 톤과 굳이 그 먼 길을 걸어가 하필 해변가에 풀어준다는 걸 생각해보면, 해방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싶긴 하다.


그외:

01.

온라인 상영작은 아직 한편도 확인해보지 않았다.


02.

포스터 구경하느라 팔복예술공장에 갔는데, 마침 <자인 姿人 - 동서양의 근현대 미인도> 展이라는 것을 하고 있길래 구경했다. 코리아나 미술관 소장품들이라는데 몇몇 작품들은 꽤 괜찮았지만, 작품소개에 '여류화가'라는 단어가 있는 게 좀 황당했다. 하기사 하필 '미인도' 전시라는 것부터가…….


03.

https://www.youtube.com/watch?v=Q33qzc2w5rQ

공식 트레일러


04.

영화 시작 전에 QR코드 찍어서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이런 화면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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