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1
2025년 11월 16일 (일) 23:41
오늘은 운동을 드디어 했다! 집도 치우고 설거지까지 싸악-! 이제 오늘의 이 글만 쓰고 나면 완전히 숙면할 수 있겠다. 과거 정돈 잘하지 못하던 것 떠올리면 많이 나아졌고, 목표한 정리의 신이 되어가는 그 과정 속에 있다.
글을 쓰면서 그냥 맹물은 맛이 없어서 코스트코 자몽주스에 물을 희석해서 마시고 있다. 지난번 졸업파티 때 남은 거 챙겨 왔다. 졸업파티위원회에서 장 보러 간다길래 코스트코 자몽주스가 너무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걸 기억하고는 사랑님이 사다 주셔서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어 감사하다. 사랑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사랑 속에 살아가고 있다.
오늘 앉아서 하는 업무를 맡게 됐는데 대표님이 내린 지시사항인데 마쳐 마무리하지 못하고 퇴근 시간이 다 되어 퇴근했다. 그랬더니 그걸 다른 사람이 떠맡게 됐고, 마음이 안 좋았다. 하지만 어떻게 해 이미 지나간 걸. 다음부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처리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마음먹기 나름, 생각하기 나름이다. 퇴근은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계속 걱정하고 있어 봤자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제 이틀만 출근하면 수목 휴무다. 남은 이틀을 책임과 원인으로 존재하며 맡은 바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실은 요 며칠 아침에 그렇게 우울하고 출근하기가 싫었다. 내가 하는 일에 내가 책임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닌데 내가 하고 있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러니까 일이 하기 싫었던 거다.
내가 하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이제 매니저님께 인수인계를 잘해드리고 새로 맡게 되는 업무도 책임과 원인으로 존재해서 해나갈 거다. 아침에 일어나서 우울하고 가기 싫고 그런 생각이 들면 옆으로 치워놓고 신나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하는 거다. 이왕 하는 거 기왕이면 신나게, 즐겁게. 내가 하는 행동이, 내가 하는 말이 내 주위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일 아침에 명상 수련을 들어보려 한다. 아침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수련을 들으려면 7시까지 가야 하고, 그러면 집에서 6시 전에는 나가야 한다. 아침에 6시에 출발하려면 글 마무리 짓고 이불 깔고 자야 한다. 그런데 뭔가 오늘은 분량이 너무 짧은 느낌이라 이렇게 끝내기 아쉬운걸?
하루를 돌아보면 작은 선택 몇 가지가 결국 나를 지키고 살아 있게 했다는 걸 알겠다. 운동을 했고, 집을 치웠고, 설거지도 했고, 글도 쓰고 있다.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쌓이면 결국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를 데려다줄 거다. 출근이 버겁고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지만, 나는 매일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훨씬 단단해졌다. 내일도 또 해낼 수 있을 거다.
명상 수련을 듣든 못 듣든, 일찍 출근하든 조금 피곤해하든, 결국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스스로 걸어가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고, 잘하고 있다. 이제 이쯤에서 멈추고 눈을 감아도 되겠다. 내일 아침의 나에게 이 안정감이 전해지길 바라며.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