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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ndraw Dec 25. 2024

하와이 크리스마스 1

난리부르스 출국길

5년 전에 결혼 10주년으로 하와이에 가려고 준비했으나 코로나로 모두 취소했었다.

그리고 2024년 결혼 15주년을 기념하며 하와이에 가려고 1년 전에 마일리지 티켓을 끊어 놓았다. 

온 나라와 온 세계가 우리의 기념일을 축하해 주는 듯 여행 중 환율은 끝을 모르고 올라간다.

아껴 쓰는 삶을 다시 한번 알려준 고마웠던 여행


비행기 타는 날 아침부터 분주하게 짐을 싸고 정리를 했다. 밤 비행기어서 시간이 많은 데도 여행이라고 생각에 그저 빨리 가고 싶었는지 아이들이 아침부터 자꾸 재촉한다. 얘들아, 아침에 운동 다녀와야지.


할머니까지 모시고 드디어 비행기에 탔다. 오랜만에 여행을 가는 남편은 창가자리에서 하늘 구경에 여념이 없고, 초5 아들은 영화 4편을 보느라 밤을 지새웠다. 딸은 만화를 몇 편 본 후 왕짜증을 낸 다음에 잠들었고, 나는 뭐를 할 새도 없이 피곤해서 뻗은 아이 다리를 부여잡고 계속 반 수면 상태로 있다보니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하와이 날씨는 너무 따뜻했다.

두꺼운 옷을 입은 아이들은 덥다고 난리인데 렌터카 줄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급기야 영화 본다고 밤을 새운 초5는 벤치에서 뻗어서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들을 깨워 겨우 렌터카를 빌려 탄 후, 숙소에 가기 전 코스트코를 들렀다.


모두 잠을 못 자고 예민한 상황에서 다 같이 장보기는 욕심이었을까..? 급하게 꼭 필요한 물, 선크림, 과일 같은 것만 사고 나왔는데도 가족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화가 잔뜩 나서 5세 어린이는 길바닥에 누울 지경이고, 초5는 점심 메뉴가 맘에 안 든다며 어디론가 가버리고, 아빠와 엄마는 화를 꾹꾹 참고 있으며, 할머니는 어린이들이 짜증내니 조용히 뒷수발 들 준비를 하신다. 정말 난리 부르스였다…


 그렇게 돌고 돌아 너무 힘들게 도착한 숙소는 화난 우리와 다르게 평온하게 아름답기만 했다. 저 멀리 야자수와 반짝이는 바다, 행복한 사람들과 밝게 미소 짓는 직원들, 하와이언 크리스마스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그곳은, 바로 하와이었다. 체크인 후 간단히 컵라면과 햇반으로 요기를 하고 나니 화난 마음도 눈 녹듯 누그러진다. 우리는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지금부터는 무조건 행복하기로 하자,

이곳은 하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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