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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오프 (one off)

나이트 투오프 이브닝. 이번 달에 없는 투오프인데 잠만 자다 허송세월을 보냈다. 나이트가 끝나고 아침에 퇴근하자마자 버스를 탔다. 집에 도착하고 냉수를 한 잔 들이켰다. 집 냄새에 마음이 편해졌다. 씻고 나서 카스테라와 소고기국을 개걸스럽게 먹고는 큰방에 들어갔다. 아빠는 티비를 보고 계셨다.


“백수 아빠.” 장난치니, 고생했다는 의례적인 말씀을 하셨다. 큰방은 이불도 극세사에 장판에 적절히 열을 가해서 편안했다. 잠들고 싶었는데 아빠는 “네 방에 가서 자!”라며 볼펜으로 내 등을 쿡쿡 찔렀다. 그래, 내가 가는 편이 낫지. 겨우 방으로 기어가서 잠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저녁 여덟시. 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팠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연체동물 처럼 몸을 흐물거렸다. 먹을 게 없어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포만감에 마음은 편했지만 두통은 도무지 가시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 나아질까 싶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읽었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내일 도서관에 가야지.’ 결심하고는 잠들었다. 하루를 이렇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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