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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히말라야 원정대 대원 사망

응급실에서 일했을 적에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고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에 휩싸였다.


그래서 운동하다 다쳐서 온 사람에게 속으로 ‘나라면 저런거 안한다. 뭣하러. 다치는데.’, ‘저 사람들은 운동하다 다치고 참 여유가 있다.’ 따위의 생각만 했다.


이 글을 보고 나를 인격파탄자라 생각해도 할말은 없다. 당시의 나는 그랬으니 무어라 변명하겠는가. 다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였기에 (진단만 받지 않았지 우울증이였을지도 모른다) 약간만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그분들처럼 무언가를 진득히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꾸역꾸역 하는 나보다 한가지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그분들의 삶이 훨씬 건설적이였다. 살아갈 이유 없이 알코올과 소독약에 취해 ‘이 일만 빨리 쳐내자.’라며 네모난 병원만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내 삶보다는..


오늘, 히말라야 산에 등정하다 희생된 분들의 기사를 봤다.


밀린 강의가 많은데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계속 기사만 클릭했다.


전문 산악인도 꺼려하는 길을 개척하려는 마음에서 삶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다.


그 중에는 내 또래인 분도 있었다.


부끄러운 하루를 보내는 나이지만,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뜻을 기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8.10.1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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