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Book Review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주연을 맡았던 오드리햅번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홀리 골라이틀리라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성을 그녀를 몰래 사랑한 한 남자의 관점에서 묘사한 내용이다. 그녀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사건사고를 만들어간다.

우선, 주인공 홀리 골라이틀리는 등장 자체가 심상치 않다. 한 아프리카 원주민이 그녀를 닮은 목각 인형을 들고있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야할까. 아니면 밤마다 남자들의 구애를 받으며 열쇠를 잃어버려 벨을 누르며 소란스럽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내용에서부터 시작해야할까. 홀리 골라이틀리는 립스틱을 바르고 큰 선글라스를 쓴 채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정착하게 될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자신의 이름 옆에 ‘항상 여행중’이란 문구를 새겨 놓을 정도로 유별나다. 밤에는 시끌벅적한 파티를 열고 항상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화려한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열네살에 집을 나와 가족을 떠났다는 그녀는 알고 보니 본명이 럴라메이이며 성인이 되기도 전에 아이를 넷이나 둔 홀아비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던 과거를 갖고 있다. 군대간 오빠 프레드의 사망소식은 그녀를 큰 슬픔에 빠뜨렸다. 홀리는 처음에는 철없는 재벌남 러스티 트롤러와, 그 다음에는 브라질 미남 호세와 러브 스캔들을 만들었고, 화자인 작가 지망생에게도 관심을 보인다. 창문을 통해 화자의 방안에 불쑥 들어오기도 하고, 그를 파티에 초대하기도 하며 그와 친구가 된다. 홀리를 짝사랑한 화자는 그녀가 주변 남자들 러스티나 호세와 이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결국, 홀리는 매주 싱싱 교도소에서 마약범 샐리 토마토를 방문하고 비밀 메시지를 전달하며 백 달러씩 주머니돈을 챙긴 것 때문에 마약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줄 친구 하나 없는 홀리에게 마지막까지 도움을 준 건 작가 지망생 화자였다. 화자는 그녀 옆에서 조용히 주변인의 편지를 전달해주고 짐을 챙겨주며 고양이를 대신 돌보며 끝까지 그녀를 돕는다. 홀리가 떠난 이후 그녀의 소재를 알 수도 그녀와 연락할 수도 없었지만, 화자는 홀리와의 오랜 추억을 곱씹는다.

결국 이 소설의 작가는 화려하지만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했던, 만인의 연인이었던 한 여성의 삶을 그리며 그녀가 사랑에 있어서는 끝내 행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