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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기 Aug 18. 2020

괴로움에 관하여

불필요한 욕망의 결과

 인간의 수많은 감정 중 괴로움은 그리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괴로움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때론 정신을 혼미하게까지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지만 그 괴로움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적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괴로운 마음이 들 때는 얼른 그 곤경에서 벗어나고픈 마음만 굴뚝같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괴로움이 오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괴로움에서 벗어가는 근본적인 치료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언제 괴로움을 느끼는가? 그 질문이 문제 해결의 시작인 것이다.


 괴로움 근본적으로 욕망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고통과 괴로움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대게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즐거움은 스스로 만들어 내기 어렵지만, 괴로움이란 감정은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엇을 가지고 싶은 마음, 무엇이 되고 싶은 마음, 이 두 가지 재료만 있으면 괴로움이란 풍성한 식사가 차려진다. 물론, 여기에 질투라는 요소를 투입하면 괴로움은 금세 두툼한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이처럼 괴로움은 종이배를 접는 것만큼이나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비워내지 않고 채우기만 하면 괴로움은 쉬 찾아온다.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이것저것 내게 있어야 할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금세 피곤해 지기 일쑤다. 항상 여행은 가볍게 떠나야 한다. 모든 상황을 계획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건 단거리 여행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인생처럼 긴 여행을 떠날 때 상체 앞뒤를 덮을 만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캐리어까지 짊어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여행에 필요한 '절대 필수품'을 구분하는 용기와 지혜는 누구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계속 여행을 하며 성찰이란 것을 하다 보면 분명 누구나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PS. 괴로움을 줄이는 마법과 같은 질문이 있다.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항상 어떤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대게는 필요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많은 경우 '필요를 덜어 냄’으로써,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가야할 길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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