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안 되는 인생, 그러나 돌아보면 더 좋았던 결과들...
나는 살면서 수많은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울 때만큼은 마치 그것을 이미 이룬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었다. 그래서 아직 실천하기도 전에 계획단계에서부터 이미 반을 간 것처럼 들뜬 마음이었다. 뭔가 우울할 때도 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다시 기분이 좋아지곤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꾸준히 계획을 세웠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쯤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생각보다 많았다. 읽어야 할 책도 준비해야 할 자격증도 영어 점수도 상당했다. 그때는 몰랐다. 대부분 내가 생각했던 길을 가기 위해 이미 최소한 대학교 2학년부터는 그 길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당연히 4학 2학기부터 준비했던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 후로 좀 더 시간을 투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지 못해 10년 넘게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그 길을 갔다면 지금 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며 말이다.
최근 한 연예인의 이야기를 접했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다른 출연자들도 공감을 했다.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아 실망만 커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는 말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나 역시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점점 그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좀 더 원대한 인생 계획을 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주말에 가족들과 여행 가는 계획, 매일 출근 전 운동하는 계획, 퇴근 후 책을 읽거나 간단한 자기 계발 계획이 전부이다. 예전처럼 40대에는 무엇을 하고, 50대에는 어떤 일을 이루고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어차피 인생이란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인생이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꼭 내가 세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좋은 결과는 낳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 추가되었다. 오랜 기간 소원했던 꿈이 틀어지고, 기다리던 합격 소식이 들리지 않고, 노력했던 결과에 보상이 없을 때 크게 낙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어 달라고 오랜 기간 누군가를 의지하며 기도했다면 그 꿈의 크기만큼 원망도 커진다. 인생은 한 번 밖에 살 수 없다. 그래서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길에 대해 평가하기가 어렵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듯 말이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내가 계획 한대로 되지 않았던 인생이었지만 계획했던 것보다 더 좋았던 결과들이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을 살면서 기대한 대로 이루어지는 일보다 그렇게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꼭 안 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늘 여러 가지 고민에 둘러싸인 채 공원을 산책하다가 문득 마음속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떠올랐다.
계획대로 안 되는 인생
그러나 돌아보면 더 좋았던 결과들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계획을 세우고, 꿈을 꾸는 것 자체만으로 잠시나마 행복감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식어있는 가슴으로 사는 것보다, 가끔씩은 뭔가 가슴속에 뜨거운 것을 느껴보는 경험이 나쁘지는 않다. 물론 인생에는 예측불가의 상황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 계획과 꿈이 모두 이루어질 확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고 기대를 하다 보면 그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 그 실망감과 좌절 때문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내 노력의 결과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당장은 실망스러워 보여도, 그로 인해 생각지 못한 더 좋을 일이 기다리고 있음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