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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기 Nov 20. 2023

면접의 시작과 끝

집을 떠날 때부터 도착할 때까지 조심 또 조심하자.

 면접의 시작과 끝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많은 사람들이 면접의 시작을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면접의 마지막 역시 면접장을 나오면 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과거 나는 기업영업을 해 본 경험이 있다. 제품을 기업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품평회라는 과정을 거칠 때가 있다. 임직원들이 미리 제품을 보고 투표를 통해 최종 제품을 결정하는 것이다. 당시 나는 직원들이 제품을 보고 뒤돌아서면서 하는 말들을 유심히 듣고 메모했었다. 왜냐하면 그때가 바로 진실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보통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직원들에게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지는 않는다. 내 경우에도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당장 금전적 여유가 없을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다는 이유를 대며 매장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매장을 뒤돌아서며 나올 때 아내는 "왜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 하면 그제야 나는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가격이 많이 비싸네." 하며 진심을 털어놓곤 했었다.  


 면접관이 면접에서 1시간 동안 지원자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과 그 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지원자의 면모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내 경우에는 면접 전에 지원자들이 모여있는 복도나 면접장 입구를 어슬렁 거리며 지원자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면접 전까지 답변할 내용을 외우는 지원자도 있는가 하면, 바른 자세로 앉아서 면접 시간을 기다리는 지원자도 있다. 예전에 어떤 지원자가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면접장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지원자들은 내가 면접관인지 모르기에 신경을 쓰지 않지만 나는 면접 전 후로 지원자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편이다. 


 나 역시 이직 면접을 볼 때는 면접을 보러 가는 회사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마음가짐을 달리한다. 사소한 거지만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나도 모르게 새치기를 하지 않을까 조심한다. 면접 전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가능한 물을 틀어 놓은 채 거울을 본다거나 하는 행동들도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모르지만 우연히 면접관이 나를 목격할 수도 있고, 사소한 나의 행동이 면접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면접의 시작은 회사 건물을 들어서는 순간부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넓게 보면 집을 떠날 때부터 면접은 시작되는 거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나는 면접도 보기 전에 탈락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국내 모 대기업 신입사원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합격만 하면 그동안 고생도 끝이고 높은 연봉도 보장이 되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하철을 타고 면접장으로 갈 때 방해받지 않으려 휴대폰 전원도 꺼놓고 면접 예상 질문과 답변을 시뮬레이션하며 면접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집에서 일찍 나왔기에 시간도 충분했다. 그런데 면접장에 도착하자 당황스러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면접이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임원분들 질문이 많지 않아 예상보다 면접이 일찍 끝났고, 나에게 담당자가 연락을 했으나 전화가 되지 않아 면접을 마쳤다고 한다. 나는 면접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면접은 끝나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면접을 보는 날에는 가능하면 집에서 더 일찍 나와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에서 1시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린다. 면접 일정 변경으로 언제든지 부르면 바로 달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면접이 시작되기도 전에 너무 일찍 면접장에 가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1:1 면접을 보거나 할 때, 면접관들도 업무로 바쁜데 안내 데스크에서 지원자가 면접 20분 전에 도착했다고 하면 일찍 나갈 수도 없고 기다리라고 하기에도 미안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면접 10분 정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야 적당히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며 기다릴 수도 있고, 기다리는 동안 불필요한 실수도 줄일 수 있다. 다만 가능하다면 면접 시간에 변경이 발생할 수 있으니 회사 근처 카페에 면접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해서 면접 내용들을 미리 예상해 보며 준비하는 것은 좋을 수 있다. 혹시 임원이나 대표에게 스케줄 변화가 생겨 면접을 좀 일찍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경우 비서에게 현재 위치를 묻는 연락이 올 수도 있고, 만약 회사 근처라면 바로 회사로 갈 수 있어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면접을 마쳤다면 가능한 회사를 빨리 떠나는 것이 좋다. 화장실도 가능하면 근처 지하철 역사에 가서 이용하고 회사에서는 마지막까지 혹시 모를 실수를 없애는 게 필요하다. 혹 면접 끝나는 시간에 마쳐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더라도 가능한 회사에서는 받지 말고 지하철을 탄 후나 가급적 집에 가서 통화하는 것이 좋겠다. 본인 목소리가 큰 편이라면 더더욱 조심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들도 지원자들이 면접장에서는 여러 가지 좋은 말로 본인에 대해 좋게 포장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면접장 밖에서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오해는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면접을 마치고 지인과 통화하는 중에 회사에 대한 비판 또는 면접관에 대한 평가의 말을 하는 것을 우연히 면접관이나 그 동료 또는 후배가 듣게 된다면 합격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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