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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기 Jan 10. 2024

이직과 새로운 조직 적응 문제

언제가는 마주할 문제 

 새로운 조직으로 이직 후 적응이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기존 조직과 새로운 조직의 문화와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존 조직에서 있던 인프라와 새로운 조직의 시스템이 다른 경우가 많다. 기존 조직 구성원들은 협력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새로운 조직은 경쟁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접근 방법도 달라야 할 것이다. 


 새로운 조직에 합류 함에 있어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존 직장과의 비교다. 기존 직장에서 있던 인프라와 시스템이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는 없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직장에서는 유능한 법무팀이 있어 계약서 관련 적절한 조언을 받았다 하자. 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는 법무팀이 해외에 상주하고 있어 스스로 국내 법규를 찾아봐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경우 상사에게 전 직장에서는 법무팀이 국내에 있어 일이 수월했는데 여기는 그렇지 못해 일하기가 어렵다고 얘기해 봐야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 기존 직장의 좋았던 점이 현 직장에는 없어 힘든 점이 있을 것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기존 직장과의 비교는 지양해야 한다. 굳이 말하고 싶다면 배우자나 학교 친구 등 회사와 관계없는 사람에게 털어놓으면서 불만을 해소하는 편을 추천한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회사에서 좋았던 관계를 현 회사에서는 당분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특히 기존 구성원들보다 나이는 어린데 다소 높은 직급으로 입사를 했다면 더욱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새 조직의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돕기보다 당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시험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외부사람을 데려오는 이유는 새로운 지식 또는 문화를 이식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조직의 목적과 달리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실제로 외부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기보다 배타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따뜻한 환대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배타적인 태도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는 여러 사람을 만나보면서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은 그 조직에 오래 있던 사람들보다는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과 초반에 안면을 트고 친해지기를 추천한다. 

 

   모든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면 새로운 조직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예전 나의 직장 선배는 새로운 조직에 갈 때는 3~6개월 정도는 말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는 조언을 해 준 적도 있다. 물론 이직한 회사에서의 직급 또는 직책에 따라 이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낮은 직급으로 이직을 할 때는 최대 1년까지도 적응 기간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높은 직급으로 갈수록 이러한 적응 기간이 점점 단축된다. 경우에 따라 1~3개월 내에 적응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다른 나라 CEO들은 3개월부터 인상 깊은 변화들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6개월에서 1년 내에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이 주기가 빨라지고 있으니 빠른 조직 적응력과 장악력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유럽에 사는 한 외국 여성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각자가 사는 나라의 교육 환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난 뒤 드는 생각은 우리의 학교 교육 환경이 매우 경쟁적이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란 아이들이 회사에서 남들보다 더 빨리 승진하기 위해 경쟁적인 문화를 만들어 가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이런 환경에서 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루는 역량을 기르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한 회사에서 평생을 재직하는 경우가 점점 드물어질 것이다. 드물지만 아직도 20~30년간 한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년 후에도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 결국 언젠가는 새로운 조직과 환경 그리고 사람에 대한 적응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한 회사에 오래 다녔던 분들 중 뒤늦게 새로운 회사에 입사할 때 적응을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 생존한다고 한다. 노후를 걱정한다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본질인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존 회사에 오래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이 입사했을 때 배척하기보다는 친해지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그것이 나중에 오래 다닌 그 회사를 떠나 언젠가 새로운 조직에 들어갈 때 예행연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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