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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뫼 Dec 20. 2020

남편 마음속의 집, 아이 마음속의 집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식탁 세트를 발견했다. 좁은 집이 그나마 답답해 보이지 않고 아이도 좀 더 자유롭게 올라가 앉을 수 있는 높이의 낮은 식탁이었다. 지금 우리 집 거실에 두기에는 불가능하고, 놓으려면 (TV 대신 장난감을 올려 둔) 거실장을 치워야 놓을 수 있다.

     

이사를 생각하는 마당에 새 가구를 들이는 게 괜찮을까 하면서도 그 식탁이 있으면 앉아서 책을 읽거나 아이와 놀이하기에도 괜찮을 것 같아 고민이 된다. 가구 위치를 바꿔볼까, 방의 기능을 바꿔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결론은 ‘이사가 답이다’로 떨어진다.

     

남편이 저녁을 먹다가 “아, 집 팔고 싶다!” 하는데 씁쓸한 웃음이 났다. 난 24시간 아이와 집에만 있어 이제 그러려니 하는 것들이 주말 남편의 마음에는 크게 부딪히는 부분이 있나 보다.

     

아이는 매일 “여기 자연이 집이야?” 하고 묻는다. 내가 “그럼~ 여기 우리 집이지.” 그러면 씩 웃으며 세상 행복한 웃음을 보인다. 아직 어린아이에게는 집 크기가 대수가 아니지.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고, 세상 전부인 엄마가 있고, 먹고 싶은 간식만 떨어지지 않는 곳이면 만사 오케이지. 더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놀게 하고픈 아빠의 마음을 알 턱이 있나.

      

남편, 일단 지금은 푹 자. 집이야 어떻게든 풀리겠지. 너무 걱정하지도 고민하지도 말자. 내일도 우리는 어떻게든 여기서 잘 지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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