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이 모티브가 된 하루 일기.
2호의 마지막 등원날.
아침부터 부랴부랴 옷을 입혀서 토토로와 손을 잡고 출발했다.
이사를 온 이후로 오랜만에 가는 유치원에 살짝 설레었을까.
2호의 발걸음에 나비가 날아들었다.
예쁘게 차려입고, 성큼성큼 등장하는 2호의 표정이 미묘했다.
입술을 살짝 물고, 억지로 마음을 다잡는 것 같았다.
무대에 나가서 상도 받고, 친구들과도 수다를 떨기에 괜찮겠거니 했는데...
어린 마음에 내려앉은 이별의 아픔이 꽤나 무거웠나 보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노래 중간, 중간마다 입을 멈칫거리는 2호를 보며 가사를 제대로 몰라서 그러나 싶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던 아이는, 저 홀로 또르르- 흐르는 물방울을 닦아내었다.
아이의 소맷부리에 스며든 물방울은 가사를 모른 채, 무대에 섰던 서글픔일까,
가사를 가슴으로 느껴버린 서글픔일까.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도 우리 부부는 눈물의 의미를 가늠하지 못했다.
다음 스케줄을 위해 우리는 빠르게 이동을 해야 했다.
환복 중인 아이에게 가서 재촉을 하려니 미안했다.
미닫이 창 너머, 친구들과 발랄하게 웃고 떠드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어른의 욕심으로 맺은 인연을 놓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쓰렸다.
"엄마, 조금만 놀다 가면 안 돼?"
아이의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 또한 미소의 의미를 알아차렸는지, 같은 얼굴로 마주 웃었다.
"빠빠이~! 안녕!"
해맑은 목소리를 남겨두고 아이는 눈이 벌게진 채 고개를 숨기었다.
근처에 계시는 할머니 가게에 들러 인사를 하고 나오는 길,
"졸업 축하해~ 이건 선물 대신 용돈!"
할아버지가 쥐어주시는 초록색 종이 한 장에 눈에 걸린 반짝임.
그렇다... 모든 슬픔은, 금융치료가 답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도로를 달리며 차에서 먹는 햄버거도.
슬픔은 언제였냐는 듯, 재잘재잘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아이는, 슬픔 위로 광대의 가면을 올려두었다.
눈동자 뒤의 울먹이는 잔상이 보였다.
마냥 해맑게 웃고, 맛있게 먹고, 장난을 치는 아이의 모습이
자신의 슬픔을 가리려는 필사의 노력으로 다가왔다.
눈치도 빠르고, 감도 좋은 우리 2호.
둘째들이 서러움이라면 서러움이리라.
알고 싶지 않아도, 배우고 싶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분위기를 읽고,
감정을 느끼고, 나를 가리운다.
최근 보았던 드라마에서 나왔던 대사 중, 사람은 하루에 세 번 거짓말은 한다고 했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괜찮아."이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어른보다는 어린아이가 더 많이 한다고 했다.
약할수록 본능적인 배움이 생기는 것 같았다.
약함을 내보이지 않는 방법.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방법.
아파도 참고, 괜찮음을 연기하는 방법.
그렇게 힘들게 거짓을 두른 대답은 "괜찮아"인 것이다.
차라리 나 혼자만의 망상이기를.
어린 나이에 가면을 쓰는 법은 배우지 않았기를.
학원을 향해 올라가는 아이의 가벼운 발걸음을 보며,
씁쓸한 입맛을 커피로 헹궈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