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끄적이 엄마의 짧은 단상

소소한 일상이 모티브가 된 하루 일기.

by Gin

코로나-1



19년도의 어느 날이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주인공이 있었다.

친정살이를 하다가 일 때문에 홀로 떨어져 살던 시기에 찾아온, 무시무시하고 강력했던 빌런이었다.


주말을 가족과 즐겁게 보내고, 이른 아침 힘겹게 눈을 비비며 출근했다.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었고, 언제나처럼 맑은 하늘이었다.



"여보... 나 확진이래."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던 시간, 토토로에게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체온이 차갑게 식어 내렸고, 손길이 닿았던 모든 곳들이 눈에 들어왔다.

머릿속은 하얗게 점멸되어 혼란스러웠지만, 익히 배워왔던 매뉴얼대로 몸은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빠르게 장갑을 끼고 소독약을 뿌려대고, 닦고 닦고 또 닦았다.

그나마 홀로 있던 시간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누군가 곁에 있었으면 최악이었으리라.

상부에 보고하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답변이 도착했다.


[빠르게 퇴근해서 검사받을 것!]


퇴근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차로 내달려 검사소로 갔다.

두근, 두근 심장이 펌프질을 했다.

아니야, 아닐 거야. 에이- 설마.


엑셀을 한껏 밟으며 스쳐가는 기억들을 조합해 보았다.

몸살기가 있었다던 친정 엄마의 한숨, 목이 깔깔하다며 비상약을 찾던 토토로.

같은 방에서 웃고 떠들고 복닥이며 지냈을 아이들까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친정에 가 있기로 하고서 부리나케 집으로 내달려갔다.

아이들을 모두 조퇴시켜서 픽업한 뒤, 집에 모여 다 같이 회의를 열었다.


"일주일 동안 각자 어디를 다녀왔는지 상세하게 이야기해야 해."


핸드폰에 끝없이 날아드는 안내 문자들을 뒤로하고, 사건의 발단이 어디였을지 유추해 보았다.

움직였던 모든 동선 안에서는 모두가 피해자였다. 발단이고 자시고,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새벽녘부터 악몽은 시작되었다.

토토로를 방 안에 격리해 두고 아이들과 거실에서 잠을 청할 무렵 큰 아이가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119도, 병원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연결되지 않은 수화음만이 불안한 마음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자가키트를 잔뜩 구매해와서 부어 오른 아이의 비강 속에 침투시켰다.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최대한 빨리 확인을 하는 것만이 중요했었다.

온 가족의 비강이 찔리고 나란히 결과를 기다리면서

혹여나 서로 피해가 될까 봐 마스크만은 잊지 않고 착용을 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이미 퍼질 대로 퍼져 있었다.

수차례의 반복 끝에 119와 연결이 되었고, 상황을 설명한 뒤 해야 할 일들을 전해 들었다.

음성반응이 나왔던 나에게 중요한 것은 가족이었다.

내가 옮는 것 따위 생각지 않고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간호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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