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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s

숨겨진 눈

by Gin

#6.




" 으으, 추워... 다녀왔습니다. "


물에 빠진 쥐처럼 폭삭 젖어버린 지은은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싸한 기분에 몸을 움츠렸다. 평소와 다른 적막감에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젖은 몸의 추위 때문이라 여겼다. 지이잉- 하며 길게 울리는 진동 소리가 들렸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거실로 나오자 연거푸 몸을 떨고 있는 핸드폰이 보였다. 이내 진동이 멈추기에 액정을 확인하니 부재중 전화가 3통이나 와 있었다.


" 뭐지...? "


번갈아가며 남겨진 부모님의 부재중 전화에 지은은 의아함을 느꼈다. 텅 빈 집안의 느낌에 서둘러 방마다 문을 열어 보았다. 안 방, 거실, 주방 어디를 찾아보아도 차가운 공기만이 자리할 뿐 머물렀던 온기라고는 어디에도 없었다.


띵동-


바닥에 깔리며 차오르는 연기 같이 불안감이 발 끝에 스며들고 있었다. 울리는 벨 소리에 흠칫 놀란 지은은 반짝이는 인터폰의 불빛이 압박감처럼 느껴졌다.


"... 누구세요? "

" 나야, 지은아. 문 좀 열어 줄래? "

" 오빠가 왜...? "


인터폰으로 대화를 하는 도중 다시 한번 핸드폰이 몸을 떨었다.


[ 아빠 회사 상사분이 돌아가셔서 엄마랑 아빠 장례식장에 가고 있어. 지방으로 가게 되어서 이틀 정도 집 비울 거야. 아빠가 너 혼자 있는 건 불안하다고 하셔서 고모한테 같이 있어 달라고 부탁해 뒀어. ]


지은은 인터폰 앞에서 서성이는 민욱을 보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혼란스러운 마음 때문인지 핸드폰을 쥔 손이 점차 떨려왔다.


[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


" 아이씨, 왜 안 받는 거야! "


띵동-


재차 울리는 벨 소리에 지은의 마음은 한 없이 조급해져 왔다. 이어지는 통화음 소리가 너무도 길게 느껴져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


" 지은아, 비가 많이 와서 밖이 꽤 추운데... 문 좀 열어 주면 안 될까? "


인터폰을 통해 들리는 민욱의 목소리에 더욱 조급해진 지은은 계속해서 연결이 되지 않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고모에게 부탁을 했다는데 집에 온 것은 민욱이라는 사실에 머릿속에 혼란이 가득 찼다.


' 왜 하필 오빠가 온 거야? 그보다 멀리 사는 고모에게 굳이 연락할 필요가 있었을까? '


지은의 머릿속에서는 문을 열어주고 싶지 않은 마음과 춥다던 민욱의 말이 엎치락뒤치락 힘 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지은의 힘겨운 고민은 끝내 연결되지 않는 전화로 인해 끝을 맺었다. 민욱과 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춥다던 민욱의 말이 결국 지은의 마음을 움직여 버렸다.


" 휴우, 잘 지냈어? 비가 꽤 많이 온다. "


지은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수건을 건네며 민욱과 마주했다. 자신보다 더 한껏 젖은 민욱의 입술이 살짝 파란 것이 문 밖에서 기다리게 한 것을 미안하게 했다. 반갑게 민욱의 인사에도 지은은 입을 닫았다. 답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저 돌려보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좁은 현관에 마주 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이었다. 거세게 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메웠다.


" 고모가 오시는 거 아니었어...? "

" 아아, 엄마가 나한테 연락해서 가보라고 하셨어. "

" 오빠한테? "

" 응. 나 얼마 전에 취직해서 서울로 이사 왔거든. "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어가며 민욱이 반갑게 웃었다. 지은은 자신 앞에 선 사람이 기억 속의 악몽이 맞는지 점차 헷갈려 왔다. 어릴 적 보아 왔던 그의 익숙한 얼굴이 낯설게 다가오고 그 낯섦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 미안한데, 혹시 갈아입을 만한 것이 있을까? "


민욱은 재차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며 어색하게 물었다. 이내 무겁게 쳐진 외투와 함께 민욱의 몸에 달라붙은 투명한 셔츠가 지은의 눈에 들어왔다.


" 자, 잠시만. 아, 아버지 옷이 어디 있더라... "


지은은 당황한 얼굴을 감추며 빠르게 안방으로 들어갔다. 민욱은 스치듯 보인 지은의 표정을 보고는 귀엽다는 듯 피식 웃었다. 지은은 옷장을 뒤지며 사이즈를 확인하다가 문득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방금 전 문 앞에서 본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젖은 셔츠가 몸에 붙어 그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냈던 장면이 눈앞에 어른거리며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옷장 속 보송한 셔츠가 손 끝에 보드랍게 닿았지만, 촉촉하게 젖어 있던 실루엣이 마음을 불편하게 흔들어 놓았다.


" 미쳤어? 왜 이래... "


지은은 옅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다. 양손으로 뺨을 여러 번 두드린 뒤 옷을 들고 민욱에게로 갔다.


" 저, 저쪽이 욕실이야. "

" 아, 고마워. 잠시 실례할게. "


민욱은 건네어 주는 옷을 받아 들고서 살포시 웃으며 욕실로 향했다. 욕실 문이 닫히고 주변이 조용해지자 작게만 들리던 빗소리가 소리를 키우며 물소리를 가려 주었다. 빗줄기가 유리창을 흘러내리듯 그녀의 마음도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살포시 웃던 민욱의 입꼬리에 이유 모를 두근거림이 가슴을 울리는 것을 느꼈다. 그 울림이 혹여 밖에까지 퍼질까 봐 지은은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며 주방으로 향했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갈증에 컵을 집으려던 손이 멈칫했다. 마치 목이 마른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인 듯 그녀의 가슴이 묘하게 답답해졌다.

욕실에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이내 멈추는 순간, 지은의 손도 물컵 위에서 얼어붙었다. 그가 신경 쓰였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우연이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조용히 다독이며 되뇌어 보았다. 그래, 그저 그래서 일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설득하려 애썼다.


" 이 옷 딱 맞네. 고마워, 지은아. "


욕실에서 나온 민욱은 지은이 건넨 옷을 몸에 맞춰 정돈하며 말했다. 지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멈추었던 손을 움직여 물을 마셨다. 민욱은 왠지 부끄러워하는 듯한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 아직 저녁 안 먹었지? 뭐 좀 만들어 줄까? "

" 아니야, 괜찮아. 내가 알아서 먹을 테니까... "


지은은 단번에 거절하려 했지만 민욱은 이미 냉장고 문을 열고 재료를 찾고 있었다. 연신 오오 소리를 내며 눈을 반짝이던 민욱은 소스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 스파게티 어때? 금방 만들 수 있어. "

" 괜찮은데... "

" 잠깐만 있어봐. "


어깨를 토닥이며 다정스레 이야기 한 민욱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재료를 꺼내고 요리를 시작했다. 민욱의 손길이 스쳐 지나간 어깨가 이상하게 뜨겁게 느껴졌다. 지은은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얹으며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눈길로 그를 뒷모습을 좇았다.

팬 위에서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함께 부엌에는 은은한 향이 퍼져 나갔다. 지은은 그의 능숙해 보이는 손놀림을 조용히 지켜보며 어딘가 달라 보이는 민욱의 모습에 잠시 넋을 잃었다.


" 요리 잘하네? "

" 회사 다니면서 혼자 살아야 하잖아. 자연스럽게 늘더라고. "


무심코 나온 말에 지은이 흠칫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민욱은 멋쩍게 웃으며 대답하면서도 눈은 팬을 향해 있었다. 그의 말에 지은은 살짝 놀랐다. 스스로 생활을 꾸려가는 민욱의 모습이 새삼 어른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스파게티가 완성되고 거실 식탁에 마주 앉았다. 민욱이 건네준 접시를 받아 들고 천천히 한 입 먹은 지은의 눈이 반짝이며 커졌다.


" 맛있다! "

" 그렇지? 나름 레시피도 연구했다고. "


민욱은 어릴 때와 같은 표정으로 말갛게 웃는 지은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식사를 하며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졌다. 지은은 학교 생활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민욱은 갓 시작한 회사 생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들며 웃음소리가 간간이 터져 나왔다. 지은은 민욱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 시절의 악몽은 이 순간의 온기와 함께 점점 옅어지는 것만 같았다.


' 그땐 정말 꿈이었지 않을까...? '


그녀는 그렇게 불안 속에 있던 자신을 안심시켰다. 어릴 때와 다를 것 없는 지은과 민욱의 사이에는 따듯하고 안온한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민욱은 경계를 낮추고 자신에게 편안히 다가오는 지은을 보며 따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의 눈빛 사이에는 티 나지 않는 불꽃이 살며시 감추어져 있었다. 따듯함과 다정함 사이에 숨겨진 무엇인가는 지은이 느끼지 못할 만큼 옅게 생기는 안개처럼 서서히 묘한 긴장감을 공간 안에 채워갔다.


" 방에서 자지... "

" 괜찮아. 여기서 자야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그래. "

" 아무리 그래도... "


지은은 이불을 건네며 여상히 스며드는 데자뷔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숨어 있던 불안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지만, 민욱이 보여준 다정함을 믿고 싶은 마음이 그보다 더 크게 자리했다. 지은은 민욱이 자리에 눕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방에 들어왔다. 텅 빈 집 안에 오직 자신과 민욱만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뚜렷이 가슴을 눌러왔다. 지은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아 보려 했지만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쌔액 쌔액 내쉬는 숨소리, 쿵쾅거리며 내달리는 심장 소리 하나하나가 귓가에서 천둥처럼 크게 울렸다. 천장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운 방 안에서 커다랗게 귓가를 울리는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 이러다 오빠한테까지 들리는 건 아니겠지? "


두근거림 속에 스며든 것은 설렘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였을까. 민욱이 보여준 다정함과 가까이서 느꼈던 온기에는 분명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 한편에 자리한 시커먼 악몽은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는 깊은 미로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새벽 2시. 스르르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의 몸짓은 어둠에 녹아든 그림자처럼 부드럽고 은밀했다. 고요한 집 안, 이불이 스치는 소리는 마치 사라질 듯한 잔향을 남기며 어둠 속에 녹아들었다.

그는 문가에 서서 한순간 머뭇거렸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묶인 채, 조종을 당하는 마리오네트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손잡이를 감싸 쥐었다. 차갑게 식어 있던 금속이 그의 손끝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것 같았다.


달칵.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가로질렀다. 천천히 열리는 문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방 안의 어둠은 깊고도 고요했다. 마치 담장 위를 타고 넘나드는 고양이처럼 그의 귀는 주변의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긴장으로 곤두섰다. 옅게 들리는 지은의 숨소리가 민욱의 귀에는 세이렌의 노래처럼 들려 두근대는 심장에 박차를 가했다. 잠이 든 지은의 모습은 마치 순백의 아기처럼 얇게 입을 오므리고 있었다. 살짝 풀어진 자세로 자는 지은을 덮고 있는 얇은 이불은 그녀의 여리한 실루엣을 더욱 부각시켰다.

물기를 살짝 머금은 붉은 입술 위로 내려앉은 달빛이 민욱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민욱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맡으로 다가섰다. 그의 시선은 붉디붉은 루비에 고정되어 있었다.

흐음하고 얕은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는 지은으로 인해 그녀의 입술로 향하던 민욱의 손이 허공에서 떨리며 멈칫거렸다.

얇디얇은 이불은 지은의 다리 사이로 흘러 그녀의 뽀얗고 탱글한 둔덕 하나를 빼꼼히 내밀어 보였다. 순간, 민욱은 본능적으로 들이마시던 숨을 멈추고는 반짝하고 눈을 빛냈다. 그의 눈빛은 긴장과 더불어 묘한 열감이 섞여 혼탁했고 그 깊은 속에는 미약한 흔들림마저 깃들어 있었다.


" 괜찮아, 아무도 몰라... "


그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 삼켜지며 사라졌다. 방 안의 분위기는 더욱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 찼다. 민욱은 이내 결심이 선 듯 망설임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깊이 잠들어 있던 지은은 몸 위에 얹힌 묵직한 무게에 숨이 가빠지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차갑게 스쳐 가는 기운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고 점차 깨어나는 의식은 몸을 유영하는 열감과의 대조에 혼란스러웠다. 와닿는 열감은 떨리는 듯하면서도 주저함 없이 지은의 실루엣을 따라 흘러 내려갔다. 잠든 그녀의 얼굴로 쏟아지는 시선은 한 치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깊고도 강렬했다.


" 이렇게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순간이 또 올까? "


들려오는 중얼거림 속엔 짙은 아련함이 묻어났다. 귓가에 스며드는 숨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들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속에선 이름 모를 공포와 묘한 두근거림이 차오르고 있었다. 살결을 타고 전해지는 억눌린 욕망은 점점 더 선명하게 다가와 그녀를 감각의 늪으로 이끌어 갔다.


" 멈춰야 하는데... "


민욱은 자조하는 듯 내뱉으며 스스로에게 경고하고 있었지만 지은의 잔 숨결을 향해 몸을 낮추었다. 지은의 곧게 뻗은 목선이며 달큼한 숨결들이 스스로를 다 잡으려는 민욱의 실낱같은 이성을 짓누르며 결국 입술 끝에 달콤함을 머금게 했다. 잘게 떨리던 그의 입술은 이내 달콤함에 취해 반쯤 열린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속에 있는 과즙을 양껏 들이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입안 가득 과즙을 들이키며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뜨거운 갈망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 깨달았다.


한편, 지은은 묵직하게 눌러오는 압박감에 흐릿했던 의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갑작스레 입술을 머금어 오는 감촉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어서 밀려 들어오는 농밀함에 지은은 채 눈을 뜰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턱까지 차오르는 가쁜 숨을 삼키지도 내뱉지도 못하고 있었다.

입에서부터 퍼져 나간 독은 지은의 생각을 마비시키고 감각을 들끓게 했다. 손 끝, 발 끝에서부터 스며드는 짜릿한 자극에 소름이 돋았고, 미친 듯이 펌프질을 해 대던 심장은 결국 온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생경한 감각에 자르르 몸이 떨리며 아랫배 부근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지은은 조금의 틈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바짝 붙어 오는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 조금만, 조금만 더... "


뜨겁게 오가는 숨결 사이로 끈적한 타액이 오가고 정신이 몽롱해지는 사이에도 훑고 있는 민욱의 손 길은 멈출 줄을 몰랐다. 피부 위를 스치는 감각은 더없이 생생했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닿고 있다는 사실조차 꿈처럼 아득하기만 했다. 한쪽은 알 수 없는 갈증에 매달렸고 다른 쪽은 선명하지 않은 감각에 그저 휘둘리는 듯했다. 쪽 하고 떨어져 나가는 소리와 동시에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이었지만 그 시선은 마치 꿈속을 떠도는 듯 서로를 제대로 보고 있지 못했다.

지은은 가까스로 천근 같은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희미한 달빛 아래 어렴풋이 보인 것은 자신의 몸 위에 엎드린 채 고요한 사냥꾼처럼 눈을 마주하고 있는 민욱이었다. 그녀는 사냥꾼의 총구 앞에 놓인 사냥감이 된 것 마냥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 그녀의 몸이 민욱의 시선 아래 철저히 노출되어 있음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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