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in

무에서 태어나 다시 무로 돌아가는 길
발바닥에 스며드는 흙의 차가움이
몸 깊숙이 스며들어
숨을 들이쉴 때마다
한 생이 뿌리처럼 흔들린다

커다란 원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키우고
서로를 먹고- 서로를 돌보다가
살아 있는 시간과 사라지는 시간을
조용히 맞잡는다

어차피 흩어질 것을
어차피 사라질 것을
그래도 나는 흙 속에서
깊이 뿌리 내리고
흔들리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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