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태어나 다시 무로 돌아가는 길발바닥에 스며드는 흙의 차가움이 몸 깊숙이 스며들어 숨을 들이쉴 때마다 한 생이 뿌리처럼 흔들린다커다란 원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키우고 서로를 먹고- 서로를 돌보다가 살아 있는 시간과 사라지는 시간을 조용히 맞잡는다어차피 흩어질 것을 어차피 사라질 것을 그래도 나는 흙 속에서 깊이 뿌리 내리고 흔들리며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