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의점에 서식한다.
'서식'이라는 단어는 사람이 아닌 생명체가 어디선가 주로 생활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이미 근무하는 편의점에서 집만큼 오랜 시간을 보낸다.
일이 있어서 가기도, 알바 동지를 돕거나 사야 할 것이 있어 겸사겸사 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 근무 시간은 물론이고 알바 동지가 바쁜 시간에도 편의점에 간다. 돈은 따지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 서식하는 건 단순히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이런 이유만으로 나의 근로를 설명할 수 없다.
약간의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모든 것의 지향점을 행복으로 둔다. 물론 모두가 하루 종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사탕을 사가는 아이, 와서 친구들과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학생들, 급히 필요한 물건을 구해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까지. 적어도 이곳에 들르는 사람들의 웃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데에서 나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편의점에서 일하며 적어도 출근 지각은 하지 않는다. 내 앞시간 근무자의 시간을 훼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최선을 다한다. 혹여 내가 놓친 것을 사장님이 여러 번 지적하지 않게, 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좋은 기억을 찰나를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한다.
처음 편의점에 근무자로 왔던 2025년의 9월 13일을 기억한다. 이곳에서 이 시간에 일한다고만 알던 사람은 이제 나의 알바 동지가 되었다.
그분 덕에 나에게 편의점에 일하러 가는 것이 무섭지도,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출근하는 게 너무 좋았다.
사장님도 정말 좋은 분이시다. 편의점 일이 아얘 처음인 내게 일을 잘 알려주시고, 월급을 잘 챙겨주신다. 무언가 잘못하거나 질문을 해도 차분히 알려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아마 나의 주말 편의점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디서 일을 했을지 모르겠다. 이 일이 너무 잘 맞는다.
그 후 나는 다른 편의점에서도 일하기 시작했다.
평일 편의점은 주말 편의점보다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오전 시간 근무이기에 첫 출근날에 긴장한 나머지 3시 반에 매장에 나타났다. 심야타임 근무자는 많이 당황하신 듯했다.
그래도 평일 편의점은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다른 이들의 하루를 시작하는 곳이라는 마음으로 근무한다. 다행히도 흔히 생각하는 진상은 거의 없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편의점 일은 정말 간단하다. 계산 잘하고, 청소하고 손님들이 찾는 것들을 찾아드리고, 유통기한 체크 정도 하면 절반정도는 하는 것 같다. 물건을 받거나 배달 주문을 받는 것도 하다가 보면 익숙해진다. 자주 오시는 손님들과 스몰토크도 하며 사람 사는 이야기, 동네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대부분 나처럼 손님들과 대화를 하는 경우가 적기에 사장님과 알바 동지는 나를 신기해한다.
주말 편의점에는 친해진 알바 동지가 있기에 조금 일찍 가서 같이 일을 한다. 그때는 내가 주로 손님과 대면한다. 물건을 찾거나, 택배 접수 기기 다루는 것 등을 한다.
손님이 많지 않으면 연락으로는 다 못한 일주일치 이야기를 한다. 주로 사장님이나 매장 이야기이다. 요새 주요 주제는 설연휴 근무이다. 왜냐하면 사장님들의 시간을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하러 가기 때문이다.
알바 동지가 퇴근시간이 되어 퇴근하면, 나는 정말 시간이 잘 가지 않는, 일명 '시간과 공간의 방'에 묶여버린다. 손님이 많은 것, 일이 많은 것보다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게 더 힘들다. 신기한 것이 있다면 출근시간과 무관하게 퇴근 2시간 전부터 고비이다. 점점 사람이 미쳐간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해 내가 일하는 이야기를 이야기해 보았다. 내가 나의 주말 편의점 이야기를 잘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첫 번째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