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드리운 계절
너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몇 가닥 없어 보이는 머리카락이 귀여웠던 때가
너는 자라났다
나의 아름드리나무로 무럭무럭
그렇게 너의 찰랑이는 머리칼이
어느 날, 한통의 문자를 통해
한 줌의 재가 되었다는 소식이 내게 닿았을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너를 사랑하는데, 아무것도 손댈 수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 내리는 저 눈이,
네가 잠들어있는 곳에 나린 뒤 녹아내릴 때,
그때에 피어나는 풀들 사이에는 꽃이 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