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텃밭기록 (2)
아침에 눈을 떠서 발코니 마당으로 나가서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둘러본다.
남편은 먹을 걸 찾으러 다니는 하이에나 같단다. 먹을 만큼 자랐나 둘러보는 거니까 틀린말은 아니네.
상추는 그저께 4식구 비빔밥을 한다고 딸 수 있는 건 다 땄었다. 그래도 이틀새 큰잎이 몇장 생겼다. 대파는 아직 실파같지만 조금은 힘이 생겼고, 오이와 애플수막은 이제 넝쿨손이 나오기 시작했다. 블루베리 열매는 열렸는데 여전히 초록이다. 깻잎은 잎이 더 많이 생겼고, 파프리카와 오이고추는 키가 훌쩍 컸다. 청경채는 조만간 전부 수확해야할 것 같다.
그렇게 물을 주며 한참 둘러보고나서 얻은 오늘의 수확물은 알은 작아도 새콤달콤 맛있게 잘익은 딸기 두알이다.
요즘 텃밭은 종종 우리 식구들 아침, 점심, 저녁을 제공해준다. 이렇게 딸기를 한두알 주기도 하고, 샌드위치에 넣을 상추를 주기도 하고, 차돌박이 야채볶음에 들어갈 청경채도 준다. 조만간 오이와 파프리카, 대파도 주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발코니 텃밭을 바라보면 흐뭇하다.
물론 난 그만큼 흙을 솎아주고, 물을 주고 햇볓 좋은 곳에 자리잡게 해주고, 매일 배수가 잘되는지 시든 잎이 없는지, 벌레가 꾀는지 확인한다. 그럼에도 텃밭을 보고 있으면 내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 기분이다.
5월임에도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서인지 수박도 오이도 자라는게 더디다.
종묘상 아저씨가 추우면 열매맺는건 잘안된다고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열매채소들은 성장이 더디다. 잎채소들만 햇볕 잔뜩 먹고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열매 채소들한테 신경쓰기 시작한다. 좀더 볕이 좋고 바람을 덜 맞는 곳으로 옮겨본다. 자~ 내가 줬으니까 또 많이 많이 열매맺어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