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이 고요하고 평안한 것 만이 행복의 전부라 믿었던 시간이 있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지켜내기 바빴다.
절망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한껏 성질을 부리며, 욕을 내 뱉고
물음표를 곱씹어보며 온 힘으로 부딪혔음에도
그래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그런 날에는 눈물이 핑 돈다.
그럼에도, 불현듯 진심어린 마음이 지나가고
어느 날엔가 한 걸음 내딛어있는 내가 있다.
한껏 부렸던 짜증과 성질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고 낑낑댔던 노력만 결과로 남는다.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는 남는구나,
정말 그렇구나.
돌을 던져 봐야 호수의 크기를 알 수 있는 것처럼
마음의 크기도 부딪혀야 알 수 있구나.
절망한다는 것은 곧 진심을 다했다는 것
절망하지 않는 것은 곧 나를 실망하게 만든다.
나는 오늘도 기꺼이 절망을 맞이해야겠다,
기쁜 마음으로, 두 팔 가득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