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의 의미

꿈을 꾸었는가?

by 강연우


저는 의미를 부여한 어떤 것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의미란, 설명되는 순간

그 관념이 고정되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도(道)는 말하는 순간 도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그럼에도 저의 생각을 조금 더 전하고 싶은 마음에

책의 표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려 합니다.

■ 표지: 두 마리의 나비


책 앞표지에는 두 마리의 나비가 있습니다.


한 마리는 훨훨 날아가는 나비고

또 다른 한 마리의 나비는 바로 고양이를 뜻하죠.

(고양이를 나비라고 부른 데는 여러 설이 있다.)


고양이는 잠에서 깬 듯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혹은 나비를 잡으려 뛰어오르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죠.


여기서 나비는 꿈, 희망, 자유를 뜻해요.


장자가 말한 내가 나비인지 나비(고양이)가 나인지 언어유희입니다.


잠에서 깬 고양이는 다시 나비(꿈)를 쫒습니다.

그럼 나비는 정말 잠에서 깬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 잠이든 상태일까요?


■ 뒤표지: 창을 바라보는 고양이

책 뒤표지를 보면 고양이가 창을 응시합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보고 있는 창너머는

경계 밖의 세상일까요?

아니면 경계 안의 세상일까요?


고양이는 외부의 세계를 보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부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일까요?


과연 창 너머의 세계는 어떤 공간일까요?

해석은 언제나 보는 분의 몫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날개를 보면 이런 그림이 있죠.

■ 날개: BERLIN 1989

BERLIN, 1989.

그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분단의 상징이 사라지고,
1990년 마침내 독일에 평화가 도래했죠.


저는 이 역사적 시점을 빌려

평화에 대한 작은 기원을 담고 싶었어요.


이 모든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보신 뒤에도

그 의미가 닫히는 것이 아니라,

열려 있기를 희망합니다.


책 표지의 나비와 고양이, 창과 모자는

여러분에게 어떤 세계를 열어주었을까요?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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