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 질문만은...
나는 커피를 주문하고, 창가 쪽 자리에 가서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다.
며칠 전에 죽은 거북이가 생각났다.
집에 있는 작은 어항에서 키우던 녀석은 그곳에 갇혀 4년간 살다 죽었다.
때가 되면 밥을 주고, 일광욕을 시켜주었다.
그 밖에 특별한 애정을 주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거북이가 죽은 것을 발견했을 때,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반수생이라더니... 물속에서만 지냈다.
아마도 겁이 많은 녀석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물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4년이나 같이 살면서 그 녀석과 특별한 교감을 한 적은 없었다.
거북이는 거북이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삶을 살았다.
그동안 녀석은 어항을 세 번 정도 탈출했었다.
한 번은 소파 밑에서,
한 번은 부엌 구석에서,
마지막은 베란다 근처에서 발견했다.
탈출을 거의 성공할 뻔한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녀석이
‘어떻게 어항 밖으로 탈출했을까?’가 궁금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어항 밖으로 탈출했을까’가 궁금하다.
어항밖을 빠져나왔던 거북이는 자유를 느꼈을까?
아니면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어항 속의 안전함 또는 안락함을 그리워했을까?
죽어서야 비로소 어항 밖으로 완전히 벗어난 거북이는
이제야 겨우 자유를 찾은 것이다.
이제 녀석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녀석은 안락하지만 거짓된 세상이 아닌,
잔혹하지만 진정한 세상으로 나간 것이다.
녀석은 자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아마 월요일이었다.
거북이가 죽은 날은.
눈을 감고 조용히
어항바닥에서 이틀간이나 같은 자세로 있던 거북이를
손으로 들어보니 죽어 있었다.
그 사체를 들어 올릴 때의 그 감촉이
아직도 손가락 끝에서 맴도는 것 같다.
한없이 가벼웠다.
슬퍼할 여유조차 없는 월요일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더 좋지 않았다.
눈에는 눈물이 스몄다.
제발 그 질문만은...
이삿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