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아트의 웃픈 기억

이것도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급 주어진 강제휴가 덕에 네일숍에 방문했다. 한가한 시간,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이가 나를 반긴다. 화려한 네일아트와 선뜻 언발란스한 매치의 소박한 그녀다. 가게 앞에는 고양이 있다. 딱 봐도 길고양이다. 마음이 따뜻해 보이는 그녀는 길고양이에게 매일 밥을 준다고 했다.


TV에는 강식당이 방영중이다. 제대하고 나온 규현이 언제 배운 건지 화덕피자를 굽는다. 폼도 꽤 난다. 무심코 한마디 던졌다. “연예인도 쉽지 않네요. 열심히 산다.” “그렇죠. 정말 다 열심히 살아요.” 어쩌다보니 “사는 게 쉽지 않다. 앞으로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주제가 됐다.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도 기술직이라 좋겠어요. 정년 걱정 없으니까요.”


그러자 답변이 돌아온다.


“이것도 노안 오면 끝이에요. 그뿐인가요. 손님이 오면 기본 한시간 이상 고개를 숙이고 작업을 하니 거북목은 기본에 각종 질병을 동반하는 직업이죠. 2~3년 하고 그만두는 사람도 허다해요.”


결론은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거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빨리 네일을 시작했으면 나았을 거라며 회한의 한숨을 쉰다. 미술을 전공했다는 그녀는 이것저것 시도하다 최근에야 네일아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요즘 폐지 줍는 노인 분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게 아니었구나란 생각에 묘한 공감대가 형성된다.


“정말요. 저도 2~3년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집 앞에 박스를 가져다 놓으면 5분도 안돼사라지더라구요.”


그녀가 말했다.


“아는 동생이 그러더라구요. 폐지 줍는 것도 능력이라고. 자기는 오토바이 타고 빠르게 수거할 거라고. 서로 빨리 폐지 줍겠다고 한다니까요.”


그야말로 웃펐다.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환갑쯤 돼 보이는 어르신이 방문해 ‘예약금’을 내고 갔다. “나이 많은 분들도 꽤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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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그 분들은 손톱마저 초라하면 못 견딜 것 같다고 하세요. 그리고 고객님 지금 하시는 파스텔 톤 네일, 저 분들은 하지도 못해요. 무조건 반짝이에요.”


“이것도 할 수 있을 때 해야겠네요.”


“그럼요.”



그렇게 네일아트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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